주가 700선 재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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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종합주가지수가 닷새째 오름세를 이어 가며 700선을 돌파했다. 미국 증시가 금리 인하 결정을 앞둔 상태에서 크게 위축되지 않고 잘 버틴 점이 도움이 됐다.

외국인·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내다 팔았지만, 기관들은 7백63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장을 떠받쳤다.

이날 장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조심스런 분위기로 출발했으나 외국인이 선물을 사들이면서 발생한 프로그램 매수세가 이어지며 점차 오름 폭을 키웠다.

지수는 13.24포인트(1.9%) 상승한 708.63으로 거래를 마쳤다. 700고지를 다시 탈환한 것은 지난 2일 이후 7일(거래일 기준) 만이다.

<그래프 참조>

업종별로는 전날에 이어 통신업의 상승 폭(3.35%)이 컸다. 특히 SK텔레콤은 외국인들의 매수 주문이 몰리면서 4.09% 급등했다.

유통·화학·의료정밀 등도 선전했으나 음식료품업은 약세를 보였다. 전체적으로 오른 종목이 내린 종목의 두배 가량 됐다.

코스닥 시장에선 외국인들이 내놓은 주식을 개인들이 받아냈다. 장 초반 순매도를 보였던 기관도 매수로 돌아서면서 지수 하락을 막아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22포인트(2.1%) 오른 57.91로 마감했다.

특히 조아제약·제일바이오 등이 가격 제한폭까지 오른 데 힘입어 제약업이 4.82% 급등했다.

인수·합병(M&A) 관련주로 떠오른 새롬기술은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새로 등록한 컴텍코리아·콜린스도 12%, 11% 올랐다.

이날 증시는 뚜렷한 매수 주체가 부각되지 않은 가운데 수급 부족과 눈치 보기에 급급한 모습이 다시 한번 연출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외국인들이 관망 자세에서 벗어나야만 국내 증시의 방향성이 잡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 주말부터 '시장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미 증시에 큰 영향을 줄 변수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 만큼 향후 뉴욕 증시의 흐름을 보고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심산이다.

당장은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하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회의(13일·현지시간)와 기업 회계장부에 대한 최고경영자(CEO)들의 확인서 제출 시한(14일)이 주가 흐름을 가늠할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교보증권의 이혜린 선임연구원은 "외국인들은 올해 D램 현물가격과 나스닥 지수의 움직임을 지켜본 뒤 투자 결정을 내리고 있다"며 "최근 D램 가격이 크게 떨어진 상태에서 이번 주에 미 증시가 다시 하락 국면으로 돌아선다면 대규모 매도가 또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일 줄어드는 고객 예탁금도 수급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으로 고객 예탁금은 전날보다 1천1백73억여원이 줄어든 8조9천8백68억원으로 집계돼 연중 최저치로 내려 앉았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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