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배 프로야구]갈기 세운 이승엽 곰 마운드 초토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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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라이언킹' 이승엽(삼성·사진)의 장점은 '부드럽다'는 것이다. 그의 몸은 고무처럼 유연하고 스윙은 대나무가 휘었다 펴지는 것처럼 탄력이 넘친다.딱딱하지 않아서 부상이 적고 스윙에 모가 나지 않아 어느 코스든지 중심에 맞혀낸다.

이승엽은 지난해까지 특유의 '외다리타법'으로 변화구에 몸이 무너지는 단점이 있었다. 그러나 올해부터 오른발을 적게 들어올려 중심이 쉽게 무너지지 않게 됐다. 이 때문에 공을 최대한 몸에 붙여놓고 때린다. 이 변화가 이승엽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홈런타자'일 뿐만 아니라 '가장 두려운 타자'도 된 것이다.

이승엽은 9일 잠실 두산전에서 시즌 33호 홈런을 포함해 5타수 4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타점도 5개나 올렸다.

전날까지 1위를 지켰던 홈런, 타점, 득점, 장타율은 물론이고 최다안타에서도 1백17개를 기록, 이영우(한화·1백16개)를 제치고 단독 1위로 올라섰다. 공격 8개부문에서 타율, 도루, 출루율을 제외한 5개부문 1위.'국민타자'라는 별명에 걸맞은 활약이다.

1회초 중전안타로 결승타점을 올린 이승엽은 3-1로 앞선 2회초 2사만루에서 3타점 2루타로 승부를 결정지었고 6회초에는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터뜨려 승리를 자축했다.

이 홈런은 송지만(한화), 심정수(현대)의 2위 그룹을 3개차로 따돌리는 한방이었다.

삼성은 이승엽의 활약에 힘입어 두산을 11-1로 크게 이겼다.광주에서 기아가 LG에 지는 바람에 선두 기아와의 승차를 3게임으로 좁혔다. 삼성 선발 임창용은 7이닝을 4안타 1실점으로 막아내 시즌 11승째를 올렸다.

최근 가장 탄탄한 전력을 보이고 있는 LG는 기아를 8-3으로 꺾고 3위로 올라섰다. 시즌 첫 3위다. 선발 최향남이 6과3분의1이닝을 2안타 2실점으로 막아냈고 타석에서는 마르티네스와 조인성이 홈런포를 터뜨렸다.

LG는 최근 9경기에서 7승1무1패의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이종범이 부상한 기아는 '이'빠진 호랑이가 됐다. 1승4패로 부진을 기록,선두도 위협받고 있다.문학(SK-한화), 사직(롯데-현대)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이태일 기자

◇주말의 프로야구

▶10일(오후 6시30분)

삼성(패트릭)-두산(구자운)

<잠실·경인방송, sbs스포츠>

현대(임선동)-롯데(염종석)<사직>

한화(송진우)-SK(김원형)<문학>

LG(만자니오)-기아(리오스)<광주>

▶11일(오후 6시30분)

삼성-두산<잠실>

현대-롯데<사직>

한화-SK<문학>

LG-기아<광주>

◇9일 전적

▶잠실<삼성 10승7패>

삼 성 243 001 010│11

두 산 100 000 000│1

임창용, 노병오(8):콜, 이혜천(2), 이경필(4), 차명주(7), 장성진(8)

(승) 임창용(11승5패) (패) 콜(9승5패) (홈) 이승엽 ○33(6회1점·삼성)

▶광주

L G 210 100 400│8

기 아 020 000 100│3

최향남, 이승호(7), 이동현(7), 유택현(8)이상훈(9):키퍼, 최영완(6), 신용운(7), 오봉옥(8), 오철민(9)

(승) 최향남(4승5패) (패) 키퍼(12승7패) (홈) 마르티네스⑩(1회2점), 조인성⑥(4회1점·이상 LG), 장일현③(2회2점), 김인철①(이상 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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