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는' 김대업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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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 아들 정연씨의 병역면제 의혹을 제기한 김대업씨가 연일 튀는 행동을 보이고 있다.

金씨는 9일 오전 서울지검 기자실에서 서정우 변호사를 비롯한 한나라당 법률특보단의 기자회견장에 갑자기 나타나 거친 설전을 벌였다.

徐특보 등은 "특수1부가 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것은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을 주장하고 있었다.

金씨는 그러나 "한나라당은 검찰 수사의 공정성을 논할 자격이 없다"면서 "나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자"며 즉석에서 공개토론을 요구했다. 한나라당 특보단은 金씨의 갑작스런 출현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들은 "수사 중인 사안에 무슨 공개토론이냐. 녹취 테이프나 빨리 제출하라"며 자리를 떴다.

그러자 金씨는 "뭐가 무서워 도망가느냐. 난 귀족이 아니라서, 전과자라서 상대하기 싫은 모양이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金씨는 이날 오전엔 정연씨의 병적기록부를 작성한 국군춘천병원 전 진료부장 백일서씨가 출연한 라디오 방송에도 갑자기 전화를 걸어 공방을 벌였다. 白씨는 "검찰에서 얘기하면 될 것을 다른 사람과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토론을 거절했다.

이에 金씨는 "정연씨 병적기록표의 신장과 체중을 직접 기록했다면서 왜 나를 피하느냐"고 공격했다.

金씨는 또 "사병과 하사관(현 부사관)이 잴 체중을 진료부장이 직접 측정·기록했다면 국방부 훈령을 위반한 것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그러자 白씨는 "병원 관례대로 처리했다"고 응수했다.

金씨는 느닷없이 "1990년 국군논산병원에서 내가 당신에게 사병 한명을 면제 처분해준 대가로 5백만원 준 사실을 기억하느냐"고 질문했고, 白씨는 "나는 기억 못한다"고 답했다.

金씨는 지난 6일 김길부 전 병무청장이 "올 초 金씨가 수사관인 줄 알고 조사를 받았다"고 주장하자 "당시 같은 버스를 타고 구치소와 서울지검을 오갔는데 수감자인 줄 몰랐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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