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종량제 그후 10년] 하루 2000t 음식물 쓰레기 '미아 신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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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가 전국의 모든 시 지역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분리수거한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할 시설은 아직 충분하지 못하다. 분리수거만 해두고 제대로 처리하지 못할 경우 제2의 음식물쓰레기 대란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걱정도 나온다.

올 들어 쓰레기가 처음 매립지로 본격 반입되기 시작한 3일 인천 수도권 매립지에 도착한 서울 서초.종로구 쓰레기 차량 등에서 음식물쓰레기가 나와 매립을 못 한 채 되돌아갔다. 대구와 광주 매립장에서도 음식물쓰레기가 적발된 차량이 되돌아가야 했다. 지난해 말 현재 전국에서 하루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는 1만1297t이고 올해는 하루 평균 1만1863t의 음식물쓰레기가 발생할 전망이다. 그러나 처리시설 용량은 하루 1만931t으로 300t 이상이 부족하다.

더욱이 고장.정비를 감안하면 실제 가동률이 80% 정도밖에 안 된다. 이에 따라 하루 2000여t의 음식물쓰레기가 남아돌게 된다.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 의무화로 분리수거율이 높아지면 처리하지 못하는 쓰레기 양은 더욱 많아진다. 환경부는 확실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환경부는 "가축에게 먹이는 양과 소각량을 더 늘려 대처한다면 다소 문제가 있겠지만 대란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처리하지 못하는 쓰레기는 태우기도 어렵다. 젖은 음식물쓰레기를 소각할 경우 소각장 주변 주민들이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생긴다"며 반발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당장은 아니지만 3월 이후부터 서서히 음식물쓰레기 처리 문제가 불거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1~2월 혹한기에는 음식물쓰레기가 쌓이더라도 보관하는 데 문제가 덜하다. 그러나 날씨가 따뜻해져 쌓인 음식물쓰레기가 썩기 시작하면 악취를 풍기고 민원을 야기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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