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난 새벽 4시 일어나니 언제든 보고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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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이명박 대통령이 19일 ‘3기 청와대’ 첫 수석비서관회의에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참석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명박 대통령이 19일 ‘3기 청와대’ 첫 수석비서관회의를 열었다.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신임 수석들에게 임명장을 준 지 사흘 만이다. 본관 2층 집현실에서 오전 8시부터 2시간 동안 열린 회의의 키워드는 ‘소통’과 ‘서민’이었다.

이 대통령은 우선 “청와대 내부 소통을 잘하라”며 “수석회의도 형식적인 업무보고가 아니라 충분하고 격렬한 토론으로 진행해 수평 간, 수직 간 의사소통을 잘하자”고 말했다. 또 ‘상시 논의체제’도 당부했다. “오늘 협의하고 결정할 일은 오늘 하자. ‘상급자가 바빠서 (논의할) 시간이 없다’는 핑계는 대지 말고 시간 불문, (전화·인터넷 등) 매체 불문하고 결정하자”고 말했다. 특히 “대통령이 직접 수석실을 방문해 논의할 수 있다” “나는 늘 새벽 4시에 일어나니까 언제든 보고하라” 등 소통을 위한 격식의 파괴도 요구했다.

또 “중심에 항상 ‘서민’을 두고 서민 경제 살리기에 집중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의 국정 3대 목표를 친(親)서민 시각에서 강조했다. “‘잘사는 국민’은 국민이 골고루 잘사는 것” “‘따뜻한 사회’는 가진 자가 약자를 배려하는 사회” “‘강한 나라’도 모두 일자리 걱정 없는 나라”가 이 대통령이 강조한 국정목표였다.

그런 뒤 참석자 전원에게 “여기(청와대)가 중간 과정이라 생각하면 최선을 다할 수 없다”면서 “이곳이 마지막 직장이라고 생각하라”고 당부했다. 또 “대통령이 미처 알지 못하는 구석구석의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잘 전해달라”고도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 모두에 새 수석 등 참모들을 본인이 직접 한 명 한 명씩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다.

15년을 알고 지내온 데다 현 정부 들어 공정거래위원장과 국세청장을 거쳐 청와대에 입성한 백용호 정책실장에 대해선 “이런 자리를 거쳐 더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정진석 정무수석에 대해선 “누구보다 정무감각이 뛰어나 당·정·청의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홍상표 홍보수석의 경우 “연합뉴스와 YTN을 거치면서 원만한 업무수행을 하셨고, 소통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김희정 대변인에 대해선 “매우 열정적이고 적극적이어서 대통령의 뜻을 왜곡 없이 전달할 것”이라고 평했다.

특히 진보·보수 진영에서 모두 인선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박인주 사회통합수석의 경력을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박 수석은 보수에서 의심할 정도로 중도좌파라고 하는데 중도에서 평생을 잘 활동한 분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감쌌다.

이 대통령의 소통 강화 지침에 따라 청와대 측은 “임태희 실장이 매일 오후 1시간씩 수석·비서관과 대화하는 ‘소통의 시간’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대신 임 실장은 매일 열리던 실장 주재 수석회의를 주 2회로 줄이고, ‘정책팀 수석회의’와 ‘현안 관련 수석 간 간담회’를 각각 열기로 했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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