陳총통 "대만 독립 국민투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홍콩=이양수 특파원] 중국과 대만이 다시 첨예하게 맞섰다.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이 대만 독립에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것이 발단이다.

중국은 '독립은 절대 불가'라며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이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대만 야당도 陳총통을 비난하고 나섰다. 1999년 7월 리덩후이(登輝)전 총통이 양국론(國論·대만과 중국은 국가 대 국가의 관계라는 주장)을 내놓았을 때와 상황이 비슷하다.

◇陳총통의 잇따른 강수=陳총통은 지난 3일 도쿄(東京)에서 열린 세계 대만동향회 총회에서 "대만은 주권독립국가"라고 못박고, "대만의 앞날을 결정할 국민투표는 대만의 기본권리"라고 주장했다. 독립을 추구하는 국민투표를 실시하지 않겠다던 취임 당시의 공약을 뒤집은 것이다.

이에 앞서 상공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陳총통은 중국에 대한 환상을 버리라고 촉구하면서 동남아 시장 개척을 권고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달 민진당 모임에서는 "중국이 무력 사용을 포기해야만 대만은 현상 변화(독립을 의미)를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은 즉각 반박=중국 외교부는 즉각 "독립은 절대 용인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츠하오톈(遲浩田)국방부장도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통일하겠다"며 경고하고 나섰다. 대만해협을 무대로 군사작전이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

◇陳총통의 의도=연말에 있을 타이베이(臺北)·가오슝(高雄)시장 선거와 2004년의 총통 선거를 겨냥한 강경책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세대교체 논의가 한창인 중국 지도부의 의중을 떠보면서 중국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속셈이라는 분석도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