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 지도층 재산환원'노블레스 오블리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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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미국의 거대 제약회사인 머크는 신약개발 등을 통해 사회공헌 활동을 한다. 과학교육과 의약보급 등 자선활동도 다양하게 한다.

이 회사는 미국 포천지가 선정하는 '가장 존경받는 기업'에 7년 연속(1987~93) 1위에 올랐다. 98년에는 미국 기업 중 기부액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머크는 제약회사라는 업종을 살려 특화된 자선사업을 한다. 예컨대 아프리카 주민들에게 생기는 '장님병' 치료제를 봉사 목적으로 개발해 매년 1억달러 이상을 무상으로 공급한다.

미국 기업들은 이처럼 자선사업과 마케팅을 연계하는 전략을 쓰는 곳이 많다. 이를 통해 기업 이미지를 높이고 고객과 친밀한 관계를 맺으려고 한다.

미국 사회지도층은 '귀족의 의무(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몸에 뱄다.카네기와 록펠러 등 미국의 초창기 대기업가들은 사망하기 직전에 재단을 설립, 거액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했다.

그러나 빌 게이츠 마이크로 소프트 회장과 잭 웰치 GE 전 회장 등 요즘 재력가들은 현직에 있을 때 거액의 기부를 한다.

영국·프랑스 등 유럽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도 유명하다. 영국 지배층은 봉건제가 도전받던 때에 막대한 세습 재산을 사회에 환원했다. 이 전통은 지금까지 이어진다.

영국 10대 그룹에 속하는 제이 세인즈베리 그룹은 지난 5년간 학교에 4백70억원을 기부했다.

일본 기업들은 80년대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좋은 이미지를 쌓기 위해 자선활동을 부쩍 늘렸다. 미쓰비시·마쓰시타·도요타·닛산 등 일본 유수 대기업들이 직원의 자원봉사를 지원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직접 봉사활동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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