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처럼 꾸며서 외국인 등에 임대 서비스 아파트 돈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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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서비스 아파트란=청소·세탁 등 호텔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취사까지 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주거시설. 호텔보다 싸면서 집 같은 안락함도 느낄 수 있어 장기 투숙하는 외국인 등으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싱가포르·홍콩 등지에서는 일반화된 운영형태로 짧게는 한달에서 길게는 10년 이상 머무르기도 한다. 보통 부동산 개발업체가 투자자에게 분양하면 투자자는 회사에 임대·관리 등을 위탁하고 수익금을 배당받는다. 강남구 삼성동의 오크우드 호텔처럼 업체가 직영하는 곳도 있다.

최근 분양이 잇따르는 서비스 아파트(Serviced Apartment·일명 서비스 레지던스)에 투자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곳으로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휴먼터치빌이 대표적이며 ㈜신영 등 개발업체들이 전문성을 내세워 이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분양 활기=휴먼터치는 역삼동에 이어 청담동에서 1백88가구를 분양하고 있으며 코업레지던스는 영등포구 양평동 오목교 인근에서 이대목동병원의 지방환자 보호자와 여의도 방송가의 연예인을 타깃으로 7백44가구를, 관악구 봉천동 서울대 근처에서 3백50가구를 분양 중이다. ㈜ 신영은 9월께 종로구 수송동에서 6백8가구를 내놓을 예정이다.

◇투자 수익성=가장 먼저 운영 중인 역삼동 휴먼터치빌은 1백60가구로 1996년 분양 당시 분양가가 16평형 1억4백만원, 24평형 1억6천만원이었다. 처음에 1년치 임대료를 분양가에서 빼줬기 때문에 실제 투입비는 16평형의 경우 9천5백만원이었다. 일반 투자자들이 절반 정도고 운영회사인 ㈜ 휴먼터치가 나머지를 소유하고 있다.

일반 투자자들로부터 관리·운영을 모두 위임받고 수익금을 돌려주는 시스템이다. 사용자는 단기(1~12개월)거주 외국인과 동포가 대부분이다. 16평형의 경우 보증금 없이 월 3백만원을 숙박료로 받아 관리·유지비, 인건비 등을 제외하고 월 1백만원 정도를 투자자에게 송금한다. 들인 돈을 따지면 순이익이 연 12.6% 정도 나온다.

신영은 종로구 수송동에 지을 6백8가구 중 절반 정도를 회사가 보유하고 나머지는 일반투자자에게 분양한다. 분양가가 평당 1천2백만~1천3백만원이며 15평형 기준으로 월 4백38만원의 임대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럴 경우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수익은 연간 16.7%라고 회사는 제시했다.

◇임대수요가 관건=휴먼터치빌의 경우 분양가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쌌기 때문에 투자성이 괜찮은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강남과 도심에서 나오는 서비스 아파트의 분양가는 평당 1천3백만원 선이다. 분양가가 올라간 만큼 시설의 고급화와 운영의 선진화로 임대료를 끌어올려야 수익성이 생긴다.

공실을 어떻게 줄이느냐는 더 큰 문제다. 휴먼터치빌의 경우 공실이 20%정도다. 신영에셋 김상태 상무는 "가동률이 70%가 넘어야 투자자에게 수익을 돌려줄 수 있다"며 "그러자면 운영회사가 국제적인 영업능력을 갖추고 일정지분을 보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서울 도심과 강남권 일부지역에만 투자성이 있다고 전했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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