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윤진식 ‘쌍발 엔진론’ 민주당 정기영 ‘야당 삼총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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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윤진식·정기영·맹정섭 후보.

7·28 재·보선의 또 다른 관심 지역은 충북 충주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을 이끈 윤진식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2008년 총선 패배를 설욕할지가 주목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후보가 갖는 상징성 때문에 안상수 새 대표체제의 한나라당도 서울 은평을에 이어 충주를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곳으로 꼽는다.

충주는 여당에 불리한 곳으로 분류된다. 18대 총선에서는 윤 후보가 민주당 후보인 이시종 현 충북지사에게 1500여 표 차로 패했다. 세종시 수정안의 역풍이 거셌던 지난달 지방선거 땐 충북지사(2만4000여 표 차), 충주시장(3100여 표 차) 선거에서 훨씬 큰 표 차로 한나라당이 졌다. 이 때문에 윤 후보는 ‘지역발전 일꾼론’을 내세우며 철저히 바닥 민심에 호소하는 선거운동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8일부터 주덕읍을 시작으로 마을회관에서 숙박을 하며 ‘2030 충주민생투어’란 이름으로 충주시내 25개 읍·면·동을 순회하는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대기업을 유치해 인구 20만 명으로 정체된 충주시를 30만 명 인구로 늘리겠다는 지역발전 공약만 알리겠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16일 충주시 임광사거리 유세에서도 “지역발전에 여야가 따로 없다. 민주당의 이시종 지사, 우건도 충주시장과 상생협력해 충주 발전을 위한 비행기의 우익, 쌍발 엔진이 되겠다”고 호소했다.

민주당의 전략은 ‘이명박 정권을 다시 한번 심판하자’다. 정기영 후보는 “이 정권이 지방선거에서 심판받았지만 4대 강이나 영포회, KB금융지주 사건 등을 보면 반성과는 거리가 멀다”며 “보궐선거에서 충주 시민의 힘으로 이 정권을 다시 심판해야 한다”고 맞섰다. 박지원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연일 “윤 후보가 정책실장 시절 KB금융지주 회장 인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것도 이 같은 심판론을 뒷받침하려는 것이다. 정 후보는 윤 후보의 지역발전론에 대해 “1995년 이후 충주에선 단체장과 국회의원이 같은 당에서 나온 적이 없어 지역발전이 정체됐다”며 “민주당의 도지사, 민주당의 충주시장과 함께 민주당 국회의원이 ‘삼총사’가 돼 충주 발전의 전환점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충주 보선의 변수는 한나라당 출신 맹정섭 후보의 막판 무소속 출마다. 9년 동안이나 지역을 닦아온 맹 후보가 여당 지지표를 나눠 가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맹 후보는 “2008년 총선 때 윤 후보에게 출마를 양보하면서 다음 총선은 내가 출마하기로 약속받았지만 이를 어겼다”고 주장한다. 윤 후보 측은 “여야 후보 간 일대일 대결구도보다는 10% 이상 지지 기반을 갖고 있는 맹 후보가 출마해 3자 구도를 이루는 것이 오히려 윤 후보에게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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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식 기자
곽보아 인턴기자(서강대 정치외교 4년), 권영은 인턴기자(동국대 행정학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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