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j View 파워스타일] 안규문 밀레코리아 대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15면

10년 입은 양복


10년 입은 피에르 가르뎅 양복에, 5년 된 에르메스 넥타이를 맸다. 유행을 따르는 것보다는 단정한 차림을 중시한다. 그러다 보니 주름이 잘 가는 200수, 300수 명품 정장과는 인연이 없다. 캠브리지·갤럭시 등 국내 브랜드에서 기본 정장을 구입한다. 넥타이는 대표를 맡고 처음 맞은 결혼 기념일에 아내가 선물했다. 토끼띠인 그를 위해 토끼 무늬가 들어간 걸 골라줬다. 브랜드 컬러인 맑은 빨간색이라 중요한 자리에 아껴서 맨다.

20년 쓴 가방

그에게 명품이란 쓰기 편하고, 질리지 않으며, 행복을 주는 물건이다. 가방과 구두는 좋은 가죽을 찾는다. 가장 아끼는 건 하트만의 갈색 슈트 케이스와 지갑. 미국 주재원 월급이 1200달러였는데 가방에 800달러, 지갑에 100달러를 ‘질렀다’. 집세가 200달러일 무렵이다. “진정한 신사는 가죽제품으로 말한다”는 비즈니스 파트너의 말에 꽂혀 넉 달을 고민한 끝에 장만했다. 갈색 구두는 이탈리아 피렌체의 작은 공방에서 샀다.

만년필 수집가

어려운 시절 공부해선지 문구류에 대한 애착이 깊다. 40년도 더 된 은장 파카 만년필은 고등학교 졸업 때 아버지로부터 받았다. 밀레 본사 회장이 이름을 새겨 선물한 만년필도 소중하다. 지금까지 선물받은 필기구만 수십 자루. f(파인)·m(미들) 펜촉과 0.5㎜, 0.7㎜, 0.9㎜ 볼펜·샤프는 용도를 구분해 쓸 정도다. 만년필 컬렉션이 소문나자 한 친구가 그라폰 파버카스텔 백금 만년필을 선물했다. “4대 111년 동안 가전만 만든 밀레처럼 9대 250년 동안 문구만 만들었다”며 추천하더란다.

글=이진주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