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속43m 강풍에 견딘다던 제주 월드컵경기장 28m 풍속에 지붕 찢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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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제9호 태풍 '펑셴'이 몰고 온 초속 28.7m의 강풍으로 서귀포시 법환동 제주월드컵경기장의 천막 지붕 3천4백19㎡가 찢어져 부실 시공 논란을 빚고 있다.

서귀포시와 시공사인 풍림건설 측은 그동안 "초속 43.1m의 강풍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해 왔으나 이 경기장의 지붕이 파손될 당시 기상청 예보 자료상 서귀포 지역의 순간 최대 풍속은 초속 28.7m에 불과했다.

26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50분쯤 제주월드컵경기장 서남쪽 지붕에 돔 형태로 설치된 천막 지붕 중 일부인 3면이 강풍으로 찢겨 7억여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경기장 지붕은 테프론 코팅막을 재료로 19개의 천막(총면적 1만9천7백70㎡)으로 설치돼 있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경기장을 시공한 풍림건설 관계자들이 서울에서 급거 제주로 와 현장을 점검하고 파손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남부 지방에 많은 비를 뿌린 제9호 태풍 '펑셴(중국어로 바람의 신이란 뜻)'이 서해상으로 빠져나가고 장마전선도 소멸돼 전국적으로 당분간 불볕 더위와 열대야 현상이 계속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26일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세력을 확장해 8월 상순까지 전국에 불볕 더위와 열대야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방의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그러나 "무더위 속에도 대기 불안정으로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내리는 곳이 있을 것"이라며 "계곡 또는 바다를 찾는 야영객들은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또 다른 태풍인 제11호 '퐁웡(중국어로 불사조란 뜻)'의 북상으로 28일께 제주도·남해안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이지만 세력이 약해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성철·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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