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최고위원들, 양경자 퇴진 촉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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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요즘 각종 장애인단체는 양경자(70·사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한나라당에서도 양 이사장 퇴진 주장이 나왔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까지 장애인이 맡아온 이사장에 비장애인이 임명돼 장애인들이 상처를 받고 들고 일어났다”며 “이 일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새 지도부의 역할은 당 중심의 국정 운영을 하는 것이다. 대통령 주변에서 충성을 빙자해 호가호위하면서 국정 농단하는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최고위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근 가장 논란이 되는 인사가 바로 양 이사장 건”이라며 “개인적으로는 누님이라 부를 만큼 친하지만 공사(公私)는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나경원 최고위원 등도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최고위원은 기자에게 “말도 안 되는 인사인 만큼 그대로 두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11일 대전 전당대회 비전발표회 직전 열린 장애인단체 행사에 참석한 안상수 대표도 “대통령을 만나 바로잡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12~13대 국회의원을 지낸 양 이사장은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후보 특보로 활동했다. 고려대 출신이기도 하다. 그런 양 이사장이 ‘낙하산’을 타고 장애인고용공단으로 가자 장애인단체들은 일제히 “고대 출신에 대통령 측근이면 전문성이 없어도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냐”며 반발했다. 양 이사장 측은 “이사장이 국회의원 시절 장애인고용촉진법을 대표 발의했다. 업무능력이 있다”고 설명하지만 장애인단체의 저항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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