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이상은 기자
경제위기와 시위로 연일 입에 오르내리지만 현지에서 본 그리스의 모습은 평온했다. 조심스레 꺼낸 “한국인”이라는 말에도 그리스인들은 하나같이 “코리아 풋볼, 굿!” 을 외치며 웃었다.
경제위기에도, 연일 시위에도 매력적인 나라
미코노스 해변의 조약돌로 그리스 여행을 기념했다
“그래도 지난달 구제금융이 확정됐으니 괜찮아질 거예요. 시위야 고대 그리스 때부터 항상 해 왔던 거고….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 공무원들 때문에 이렇게 됐다고 생각하지만, 곧 상황이 좋아질 거라고 믿어요.”
관광천국 속살 들여다 보러 다국적 배낭여행
밤 12시. ‘그리스인들은 한밤중에도 타베르나에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는 말을 확인하려고 다시 신타그마 광장 주변으로 나갔다. 낮보다 붐볐다. 늘 하던 대로 식사를 하는 현지인들과 그 분위기에 동화되고 싶은 관광객들이 뒤섞여 있었다. 수블라키(그리스식 꼬치구이)를 먹던 데메테르 알렉시우(33) 일행과 합석했다. 공무원이라는 그들은 “경제위기 이후 안 좋아진 건 정부가 세금을 많이 거둬 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것 빼곤 똑같아요. 정부에서 치안을 강화해 줬기 때문에 오히려 더 안전해졌고요.”
그리스는 평온했다. 번화가는 밤낮을 불문하고 관광객으로 붐볐고 사람들은 낙천적이었다. 텅 빈 명품 거리와 어느 동네든 곳곳에 10여 명씩 배치된 경찰을 보면서 이곳이 재정위기로 나름의 내홍을 겪고 있다는 걸 기억해 낼 수 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