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건강보험은 '바늘과 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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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보험은 꼭 필요한 것일까."

보험을 대하는 잘못된 사고방식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보험 무용론(無用論)이고 다른 하나는 종신보험에 가입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다. 보험 무용론은 최근에는 많이 불식됐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보험이 불필요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내가 죽으면 그만인데' '나 죽어서 누구 좋은 일 시키려고' 등이 보험 무용론의 사고방식이다. 보험상품의 매력은 사망하면 나오는 사망보험금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각종 재해나 질병에서 살아날 확률은 그렇지 못할 확률보다 높다.

대표적인 예가 암(癌)이다. 암보험이 처음 나왔을 때는 암으로 죽어야만(?) 보험금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점차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초기암은 극복이 가능해졌다.

그래서 보험회사들은 암치료비나 입원비를 보장해 주는 방식으로 상품 내용을 바꾸고 있다. 보험은 생존시 받을 수 있는 보험금과 사망시 받을 수 있는 보험금, 이 두 가지를 고려할 때 그 필요성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종신보험은 사망보험금의 뛰어난 '매력'을 지니고 있지만 각종 질병 보장에는 부족한 점도 있다.

종신보험은 보장성 보험이란 측면에서 볼 때 나무의 줄기와 같은 상품이다. 가지에 해당하는 부분은 해결하기 어려운 면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보장성 보험의 특성에 부합하는 종신보험과 함께 각종 질병에 대한 보장 기능에 장점을 가진 건강보험에 가입할 필요도 있다.

최근 보험회사들은 의료보험을 보완하는 성격의 건강보험 상품을 내놓고 있다. AIG생명의 '무배당 AIG 다(多)보장 의료보험' 등이 대표적인 상품. 이들 상품은 보험모집인들을 통한 판매 보다 DM이나 TM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주로 판매가 이뤄진다.

질병에 대한 보장은 건강보험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따라서 종신보험만 가입한 사람이라면 건강보험 가입도 고려해 볼만하다. 각 보험회사들이나 인터넷 보험 판매회사들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이들 상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생명보험은 자동차 보험처럼 연식(年式)이 중요하다는 사실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자동차보험료는 자동차 연식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 지급한다. 하지만 생명보험은 나이에 따라 보험료를 적용한다.

즉 나이가 많으면 보험료가 비싸진다. 젊은 사람보다 사망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보험은 재테크 측면에서는 주춧돌과 같은 역할을 한다. 주식이나 부동산 그리고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이유가 '수익률 높이기'라면 보험은 경제적 위험에 대한 '방어적 성격'의 재테크 수단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벌어들이는 수입 중 가장 많은 부분은 노동력에 대한 대가로 받는 돈이다. 노동력의 장애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준비하는 대표적인 방법이 바로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다. 재테크를 잘 하기 위해서는 보험이란 주춧돌을 제대로 놓는 방법도 알아야 한다.

이상건 이코노미스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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