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부진'여론조사 쇼크 비상 걸린 민주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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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은 22일 크게 당혹스러워했다. 8·8 재·보선 수도권 지역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때문이다. 중앙일보 여론조사는 수도권 7곳에서 민주당이 다 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에서 북제주까지 포함해 실시한 조사에서는 8대0이었다. 민주당에는 수도권 전패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는 무거운 분위기였다. "여러가지 상황이 좋지 않아 전라도 지역(광주 북갑·군산)도 모른다"(熙 위원)는 말까지 나왔다고 한다. 회의 후 이낙연(淵)대변인은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를 겸허하게 수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진상과 원인을 심층분석하겠다"고 덧붙였다.

당내에선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계속되는 부진에 대해 다양한 주장이 나왔다. 조순형(趙舜衡)의원은 "노무현 후보가 제시한 중립내각 구성, 부패 청산 프로그램 등의 요구가 사실상 거절당했는데도 후속 대응이 없었고, 청와대가 민심과 동떨어진 개각을 했는데도 한마디도 하지 못했는데 표가 나오겠느냐"며 혀를 찼다. 이런 가운데 후보 측은 상대적으로 지지율 격차가 적은 지역에 한가닥 기대를 거는 모습이었다. 한 측근은 "최악의 상황에서 출발한 것에 비하면 서울 종로·영등포을이나 경기 하남 등은 괜찮은 결과"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우선 공천 탈락자들에 대한 설득에 주력하기로 했다.

한화갑(韓和甲)대표 등이 나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정흥진(鄭興鎭)전 종로구청장, 손영채(孫永埰)전 하남시장 등을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나라당은 역풍을 부를까 경계하는 모습이다. 권철현(權哲賢)후보비서실장은 "여론조사에서 우리가 앞서 있지만 우리 당이 잘해서 그런 게 아니다"며 "더욱 몸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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