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 독일행 "차붐명성 잇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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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차붐 주니어' 차두리(22·고려대)가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진출을 위해 21일 출국했다.

차두리는 출국 직전 인천공항에서 "월드컵 이탈리아전 직후 바이에르 레버쿠젠에서 영입의사를 전해왔다"며 "레버쿠젠에 남을지, 다른 팀에 재임대될지는 구단과의 협의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두리는 "후반 조커로라도 기용될 수 있다면 톱 클라스인 레버쿠젠에서 뛰고 싶다"고 덧붙였다.

차두리는 독일에 도착한 뒤 프랑크푸르트 스포렉스 재활센터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은 뒤 25일 라이너 칼문트 레버쿠젠 구단주를 만나 구체적인 계약 조건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현재 독일에서는 레버쿠젠 외에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등 몇몇 구단에서 차두리 영입을 희망하고 있지만, 당분간은 레버쿠젠 2부팀에서 기량을 좀 더 쌓은 뒤 향후 진로를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차두리의 독일행에 동행하는 부친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현지시간으로 26일께면 두리가 뛸 구단이 정해질 것"이라며 "유명 구단의 경우 각국 유망주들을 영입해 직접 기용하기도 하고, 다른 구단에 팔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차범근씨는 이와 함께 "레버쿠젠 외에도 미국의 LA 갤럭시, 터키의 갈라타사라이 등이 두리를 영입할 뜻을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차두리가 레버쿠젠에 입단할 경우 이번 월드컵에서 활약한 태극전사들 가운데 유럽 진출 1호를 기록하게 된다. 벨기에 안더레흐트의 설기현은 월드컵 이전부터 유럽에서 활약했으며, 안정환은 전 소속팀인 이탈리아 페루자와의 마찰로 아직 진로를 결정하지 못했다. 이천수(울산)·송종국(부산)·이을용(부천) 등은 현 소속팀 및 영입희망 구단이 적극성을 보이지 않아 유럽행 추진이 소강상태다. 레버쿠젠은 지난 시즌(2001~2002년)유럽 프로축구 챔피언스리그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강팀이며, 차범근씨가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던 시절(1978~88년) 오랫동안(83~88년) 몸담았던 구단이다.

특히 마지막 시즌이었던 88년, 레버쿠젠은 차씨의 활약에 힘입어 유럽축구연맹(UEFA)컵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차두리는 "돈(대우)에는 신경쓰지도, 구애받지도 않으려 한다. 기량을 인정받으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며 "4년 뒤 독일 월드컵에서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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