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무치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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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우루무치는 지금 공사 중이다. 시내 전체가 공사판이다. 망치소리, 레미콘 차량의 굉음소리로 가득하다. 시내 중심가도 온통 파헤쳐졌다. 새 상·하수도관과 케이블을 까는 공사가 한창이다.

우루무치는 위구르어로 '톈산(天山)자락의 아름다운 초원'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서부대개발의 열풍은 초원 위에 공업단지를 만들었다. 그 배경에는 이 지역에 풍부하게 묻혀 있는 석탄·석유·철강·천연가스 등 천연 자원이 있다. 이런 땅에서 무슨 사업을 하면 좋을까.

원저우(溫州)출신의 한 중국 기업인은 "서부야말로 마지막으로 남은 기회의 땅"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피혁 공장을 열기 위해 우루무치로 날아왔다. 목축업이 발달한 우루무치는 피혁과 식품가공에는 최적지다.

인근 칭하이(靑海)성에서 온 쉬펑위(徐鵬宇) 한장(漢江)유색금속공사 사장은 "신장 지역의 광산을 직접 개발하겠다"고 나섰다.

원가를 낮추기 위해 이제 직접 원료 채굴에 나서겠다는 얘기다. 신장이니까 가능한 일이다. 신장 외의 다른 지역에서 원료 채굴을 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경쟁도 심하고, 조건도 까다롭다. 그러나 신장은 투자액만 유치하면 즉시 자원개발권을 준다.

중국 정부가 신장(新疆)내 보따리 장사에 관대한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신장은 8개 국가와 국경을 맞댄 요충지예요. 국경 길이만 5천㎞가 넘지요. 중국 정부는 사실 이곳의 보따리 장사를 장려하고 있어요."

지봉채 사장의 설명이다. 그러나 민심은 좀 거칠다. 국경지역인 탓에 '강력 사건'이 잦은 탓이다.

중국 정부가 위구르인들에게 중국에서 유일하게 호신용 단검 휴대를 허용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들은 시비가 붙으면 곧바로 칼을 빼든다고 한다.

우루무치=이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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