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原電 2호기 중수 새나와 10여명 방사능 노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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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월성 원자력발전소의 전동 밸브 배관에서 중수(重水)가 새어나와 원자로 가동이 중단되고 직원 10여명이 방사능에 노출됐다. 에어컨 사용으로 전력난이 가중되는 여름철에 1주일 가량 원자로 가동이 중단됨에 따라 전력공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18일 월성원자력본부에 따르면 17일 오후 11시10분쯤 경북 경주시 양남면의 월성 원전 2호기 냉각재 보조계통에 설치된 전동 밸브의 배관 연결부에서 미세한 중수 누설이 확인돼 누설부위 정비를 위해 원자로를 수동으로 정지시켰다.

원자력본부는 보호장구를 갖춘 운전원과 정비인력 등 원전직원 10여명을 원자로에 들여보냈으며, 이들은 사고 부위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중수에 포함된 방사능에 노출됐다.

월성원자력본부의 이철언(李哲彦·54)본부장은 "노출된 방사선량은 0.1~0.2밀리시버트(mSv:방사능 피폭단위) 정도"라며 "이는 X선 촬영시 노출되는 방사선량의 절반 수준"이라고 말했다. 본부 측은 또 "이번 사고로 인한 발전소 안팎의 방사능 누출은 없으며 누설부위를 정비하고 원전을 재가동하는 데 1주일 정도 소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사고 발생 당시 원자로는 1백%의 최대출력으로 가동 중이었다.

월성 원전은 국내의 다른 경수로형 원전과 달리 냉각재와 감속재로 중수를 쓰는 캐나다의 캔두형 가압중수로가 설치돼 있으며, 1984년 1호기에서 중수가 샌 이후 10건 이상의 중수 누설사고가 일어났다.

대구=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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