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소녀가 쓴『베이징 꼬마』 中서 화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중국 청소년들의 자유분방한 성(性)개방 풍조를 그린 『베이징 꼬마(北京娃娃·사진)』가 중국 대륙을 강타하고 있다.

'17세 소녀의 잔혹한 청춘 고백'이라는 부제처럼 상상을 뛰어넘는 탈선과 방황, 기성세대에 대한 반항심리를 생생하게 묘사해 출간한 지 보름 만에 10여만부가 팔렸다.

벌써 3판(版)을 찍었다. 소설을 쓴 춘수(春樹·본명 林嘉芙)는 열네살부터 열일곱살까지의 체험을 토대로 중국판 '신신인류(新新人類)'의 속마음을 토로하고 있다.

그녀가 4년 동안 거쳤던 남자는 모두 17명. 그녀는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남성 편력의 이유를 댔다.

군인 가정에서 태어난 그녀가 산둥(山東)성에서 베이징으로 이사한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열네살 때 한 화가에게 순결을 잃은 그녀는 고교를 1년 만에 중퇴했다.

수많은 만남과 이별 끝에 그녀가 얻은 결론은 "모든 남성들은 이기적이고 겁이 많다"는 것이다. 책을 내기 위해 10여곳의 출판사를 찾았지만 "내 자식이 읽을까 걱정된다"며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몇년 전 화제가 됐던 『상하이 베이비(上海寶貝)』보다 훨씬 충격적인 이 소설에 대해 중국에서는 "신세대들의 심리를 제대로 묘사한 청춘소설"이라는 평가와 함께 "소녀들의 순결한 이미지를 짓밟았다"는 비난이 엇갈리고 있다.

홍콩=이양수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