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단일화 승부수 적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나라당 지도부에 입성하기까지 정두언(재선·서울 서대문을) 최고위원은 동시에 두 개의 ‘전투’를 치러야 했다. 하나는 다른 후보 10명과의 경쟁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선진국민연대 출신 박영준 총리실 국무차장 측과의 ‘권력 투쟁’이었다. 이 때문에 정 후보는 “권력 투쟁에 불을 지른 사람”(친박계 이성헌 후보), “치졸한 권력의 화신”(선진국민연대 출신 장제원 의원)이라는 등의 공격을 받았다. 일각에선 “선진국민연대 출신 김대식 후보와 호남이라는 지지기반이 겹친 데다 권력 투쟁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만큼 정 후보가 당선권에서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정 최고위원은 원조 소장파 남경필 후보와의 단일화 카드로 승부수를 던졌고,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서 남 후보를 이겨 당선권에 안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정 최고위원이 경선에서 4위를 차지하자 당에선 “친이계의 차세대 리더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박 차장 측과의 대결이 여전히 큰 부담으로 남아 있다. 정 최고위원은 당선 인사를 하면서 “나를 힘들게 한 사람도 있지만 그들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그분들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허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