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시장 무상급식 지원 않으면 의회 권한 활용해 관철시키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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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초등학교 무상급식에 필요한 재원은 서울시가 부담해야 한다.”

제8대 서울시의회 전반기 의장에 선출된 민주당 허광태(54·양천3·사진) 의원은 14일 “내년부터 모든 초등학생에 무상급식이 실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3무 학교(폭력·준비물·사교육)를 공약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충돌도 피하지 않겠다는 자세다. 서울시의회는 13~16일 원 구성을 마친 뒤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허 의장은 4·5대 시의원을 지냈다. 1980년대 후반부터 민주연합청년동지회에서 활동했다.

-서울시의회에서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게 됐다.

“시민들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견제하라는 의미로 민주당에 힘을 줬다고 본다. 오 시장은 4년간 이명박 정부, 한나라당과 똑같이 토목과 개발 위주의 정책을 펼쳤다.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서울의 초등생 59만 명을 위한 무상급식비 2300억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

“서울시가 상당 부분을 부담해야 한다. 교육청과 구청도 어떻게 분담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가 많이 내도록 오 시장과 협의하겠다.”

-오 시장은 무상급식 대신 3무 학교를 공약했다.

“학교 현장을 방문해보면 둘 중 어느 것이 시급한지 금방 알 수 있다. 디자인 서울이나 한강르네상스 사업에 불필요하게 지출되는 예산을 절약하면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 오 시장이 무상급식에 반대한다면 조례 제정권 등 의회의 권한을 활용하겠다.”

-무상급식이 포퓰리즘적인 정책이라는 비판이 있다.

“성장기의 초·중·고생은 정서적으로 민감하다. 급식 때문에 상처받는 학생이 있어서는 안 된다. 기성세대의 책임이라고 본다.”

-오 시장의 디자인 서울과 한강르네상스 사업에 반대하나.

“오 시장은 디자인 서울 사업을 간판 정비 문제를 고민하다 시작했다고 한다. 내가 보기에도 깔끔하고 좋다. 서울 시내 곳곳으로 확대해 아름다운 거리를 만드는 것에 동의한다. 다만 그 외의 사업은 심도 있게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또 한강 주운사업은 분명히 반대한다. 그래서 그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양화대교 구조 개선 공사를 중단시켰다. 일부 특수층만을 위해 5000t급 유람선을 띄우는 것은 서민들 입장에서 시급한 일이 아니다.”

-한강에 공원이나 쉼터를 조성하는 사업은 어떤가.

“시민들이 한강에 쉽게 접근해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는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다만 공원을 조성하며 콘크리트를 과도하게 사용하고 불필요한 시설물을 세운 것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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