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라크 전면공격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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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워싱턴=김진 특파원]미군은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을 전복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이라크 남·북·서 등 3개 방면에서 육·해·공 3군 합동으로 전면적인 공격을 벌이는 작전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5일 보도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미 중부사령부가 작성한 극비 문서에 따르면 미군은 수만명의 해병대와 보병을 쿠웨이트로부터 이라크로 진격시키고, 이와 동시에 수백대의 전투기가 터키·카타르 등 8개국 기지에서 발진해 이라크의 비행장·철도·광섬유 통신망 등을 초토화 하는 것을 작전의 골자로 하고 있다.

'센트컴 행동과정'이라는 제목의 이 작전 계획서에는 미 중앙정보국(CIA)이 특수작전부대를 투입,이라크의 대량살상 무기와 미사일 기지 및 연구소를 파괴하는 작전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미국이 이 작전 계획에 포함된 8개국과 작전 계획에 대해 아직 공식적으로 협의한 적이 없다는 점으로 미뤄 이 작전 계획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고 초보단계인 것으로 보인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지난달 쿠웨이트와 카타르를 순방했고, 이 기간 중 바레인 주둔 미 5함대는 페르시아만에 머물러 있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공식적으로는 아직 대(對)이라크 전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된 바 없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두달 전 상황을 근거로 수립된 이 작전계획 보고서의 존재는 최소한 미국의 이라크전에 대한 개념의 윤곽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미국의 대이라크전 개념은 여러 군사채널을 통해 계속 발전되고 구체화된 후 일단 군부에서 의견 일치가 이뤄지면 전쟁 계획으로 확정될 전망이다. 지상군 파견과 공중전 개시 시기 등 공격의 최종 절차는 부시 대통령이 결정하게 된다.

이라크 전쟁 작전 계획 보고서는 아직 초보단계로 계속 수정되고 있으나 전쟁 계획이 전투작전으로 구체화하는 일련의 광범위한 과정의 한 단편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를 끌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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