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계간지 『통일문학』 창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문학을 통해 언어와 문화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분단 극복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북한도서 전문서점을 운영하는 김주팔(金柱八·61·대훈서적 대표)씨가 7·4 남북공동선언 30주년을 맞아 문학계간지 『통일문학』 을 창간했다.

통일문학은 북한을 비롯, 중국·러시아·미국·일본 등에 거주하는 교포문인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문학잡지다.

창간호는 북한 문예지 『조선문학』 최근호에 실린 김상조·최광조씨 등의 시와 카자흐스탄 원로작가 정상진(84)옹의 회고록, 중국 조선족 문인들의 기고 등 다양한 글을 실었다.

또 문학평론가 권영민(서울대 인문대학장)씨가 김소월 탄생 1백주년을 기념해 북한에서 소월을 논평한 글을 엮은 단행본 『평양에 핀 진달래꽃』 을 특별부록으로 발간했다. 45년째 대전에서 대훈서적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1956년 한국출판협동조합 대전지사 사환으로 취직하면서 책과 인연을 맺었다.

그러던 중 그는 90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도서전에 참가하면서 북한도서에 관심을 갖게 됐다.

"당시 독일 사람들은 통일이 되니 동독 책을 구하기가 더 어렵다고 하더군요. 동독인들이 통일 후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려고 책을 없앴기 때문이죠. 그때 북한책을 수집하고 연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金씨는 그해 가을 중국 조선족들이 운영하던 옌볜(延邊)문예사를 통해 북한도서의 반입을 추진했다.

옌볜문화사측은 자신들이 발행하던 한글 잡지로서 문화혁명 때 대부분 소실된 『천지』의 51~90년 발행분을 2억원을 들여 복원해 줬다. 그는 현재 4천8백여종 10만여권의 북한도서를 갖고 있다.

그는 "『통일문학』 창간호는 2천부를 한정 발행했다"며 "잡지가 한민족을 하나로 묶는 데 작은 밑거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