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부동산 시장 후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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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경기도 화성시 태안택지개발지구 공사 현장 주변은 최근 문을 연 수십개의 부동산중개업소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이곳 신일공인중개사 최영준 이사는 "하루에 수백명씩 찾아오는 외지(外地)고객들로 태안읍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고 전했다.

화성 부동산시장이 한창 뜨거워지고 있다. 태안지구 아파트 분양이 활기를 띠고, 8만평 규모의 진안 토지구획정리지구에는 연립주택·근린생활시설 등이 잇따라 들어서며, 인근 반월리·병점리와 동탄면 일대에 조성되는 2백74만평 규모의 화성신도시 개발사업이 올 가을 착공을 기다리고 있다.

교통여건이 좋아지는 것도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경부고속도로 기흥 나들목을 쉽게 이용할 수 있고 서울 강남으로 이어지는 3백43번 국도의 확장공사도 마무리됐다. 수원~천안을 잇는 수도권 전철 연장선의 병점역이 내년 3월 완공될 예정이고 2005년에는 태안~수원영통간 고속화 우회도로도 개통된다.

이 때문에 굴릴 곳을 찾지 못한 투자자금이 이곳 아파트시장을 넘보고 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미분양이 속출했을 정도로 기피지역이었던 태안읍이 각광받고 있다. 지난달 태안지구에서 선보인 신창미션힐 38~59평형 7백65가구는 평균 3.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3순위에서 마감된 59평형 82가구에는 3천명이나 몰렸다.

같은 때 나온 우남퍼스트빌 37~39평형 4백77가구도 1순위에서 모두 마감됐다. 청약 인기를 반영하듯 이들 아파트에는 1천만원 가량의 웃돈이 붙어 있다. 우남종건 허재석 팀장은 "이곳에서 공급된 아파트들은 분양가가 평당 3백50만~4백50만원으로 수도권 다른 지역보다 싼 편이고 이자후불제와 중도금 무이자 등 분양조건도 좋아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도 많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아파트값 오름세도 가파르다. 입주 2년차인 병점리 두산아파트 32평형은 올 초 1억1천만원선이었으나 요즘 1억4천5백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한신아파트 31평형도 올 초보다 2천만원 가량 오른 1억2천만~1억2천5백만원에서 시세가 형성됐다.

이에 힘입어 주택업체들도 서둘러 분양 대열에 뛰어들고 있다. 올해 태안읍에서만 6천여가구의 아파트가 쏟아질 예정이다.

<표 참조>

그러나 일부에서는 투자 바람이 지나칠 정도로 거세다고 우려한다. 지난 4월 병점역 인근에서 나온 신창미션힐 1천4백99가구는 계약 3일만에 1백% 팔렸으나 계약자의 절반이 지역 우선 배정을 노린 위장 전입자로 밝혀졌다.

화성시청 관계자는 "위장전입자의 당첨이 무효처리될 경우 이들로부터 웃돈을 주고 분양권을 산 사람은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진안리 우남공인중개사 문병관 사장은 "진안토지구획정리지구 대지의 경우 올 초 평당 2백만~3백만원이었으나 지금은 7백만~8백만원으로 올랐다"며 "아무리 개발 기대감이 높다 해도 정상적인 가격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김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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