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크리스마스'의 美가수 클루니 타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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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로스앤젤레스 AP=연합] 영화 '화이트 크리스마스'에서 빙 크로스비와 함께 부드러운 목소리를 뽐냈던 미국의 가수 겸 배우 로즈메리 클루니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베벌리힐스 자택에서 숨졌다. 74세.

클루니는 지난달 초 폐암이 재발해 입원 치료 중이었다. 영화 '배트맨&로빈'의 미남배우 조지 클루니(41)가 그의 조카다.

1928년 미 켄터키주에서 태어난 클루니는 45년 여동생 베티와 함께 신시내티주의 WLW 라디오 방송을 통해 노래를 시작했다.

밴드 리더 토니 패스터에게 발탁돼 47년 애틀랜틱시티에서 '클루니 시스터스'앨범을 내놓았다.

동생과 헤어진 그는 51년 앨범 '우리 집으로 오세요'를 내놓아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오스카상 수상자인 호세 페레르와 결혼, 다섯 아이를 낳은 뒤 인기가 시들해졌다.

그는 페레르와 이혼한 뒤 재기를 위해 노력했지만 연기 도중 무대를 박차고 나가는 등의 유별난 언동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68년 마약에 빠져든 그는 77년에 펴낸 자서전 '기억을 위해'에서 분장실에서조차 마약을 복용한 사실을 털어놓았다. 한때 정신병동에 구금됐던 그는 이 자서전에서 "누구도 내게 다가설 수 없었다. 나는 마치 안전핀이 뽑힌 수류탄 같았다. 어느 순간에는 매우 다정하고 친절하다가도 일순간 사납게 날뛰는 괴물처럼 행동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나의 본모습을 알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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