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석 여주군수가 5급 승진자 대상 ‘깜짝 논술시험’ 주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여주군민이 화합을 못 하는 이유와 대책은’ ‘아름다운 여주 8경이 무엇인가’.

신임 김춘석(59) 경기도 여주군수가 5급 사무관 승진 대상 공무원들에게 내린 시제(試題)다. 김 군수는 8일 오전 5급 승진 대상자 32명을 회의실로 불렀다. 백지 답안지를 나눠 준 김 군수는 4개의 논술 주제를 불렀다. 여주군이 발전하지 못한 이유 및 대책과 관련해서는 법적 한계나 규제는 아예 논하지도 말라고 당부했다. ‘법,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식의 상투적인 진단보다 체험적인 고민과 의견을 내놓도록 강조한 것이다. 김 군수는 50분 동안 직접 감독을 하고 답안지를 거뒀다.

갑작스러운 논술시험에 공무원들은 당황했으나 소신껏 답안지를 채웠다. 시험을 치른 김성구(6급) 예산담당은 “꽤 당황스러웠지만 여주의 공직자라면 한 번쯤 고민했거나 고민해 봐야 할 문제들이다. 신선했다”고 말했다.

김 군수는 “승진을 앞두고 주위 사람들의 주관적인 평가보다 공직자로서 열정과 고민을 직접 알아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시험을 치렀다” 고 말했다. 그는 이번 주말에 답안지를 직접 채점해 이 점수를 사무관 승진 평가에 50% 반영할 생각이다.

유길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