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에도 전망은 밝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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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이번에는 4강이지만 4년 후에는 더 좋아진다'.

한국은 아쉽게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포르투갈·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 최강팀들을 연파했다. 번번이 유럽과 남미의 높은 벽 앞에서 절망했던 한국 선수들은 '우리도 세계와 겨뤄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다.1년여 만에 완전히 달라진 한국 축구를 보면서 벌써부터 많은 축구팬들은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도 8강 이상을 이야기하고 있다.

◇골든 제너레이션

월드컵 개막 전 국내 축구전문가들은 한국팀에 어린 선수가 많아 지나치게 긴장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지 않을까 우려했다. 그러나 큰 대회 경험이 적은 어린 선수들은 정작 경기를 마친 뒤 "경기에 나설 때마다 언제나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나이가 가장 어린 축에 들어가는 박지성(사진)·이천수 등은 선배들보다 훨씬 대담하고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보였다. 둘의 나이는 이제 고작 스물한살이다.

두 선수 외에도 이번 대회의 4강 주역인 설기현(23·안더레흐트)·송종국(23·부산 아이콘스)·김남일(25·전남 드래곤스)·이영표(25·안양LG)·안정환(26·페루자) 등은 모두 4년 후에도 체력에 문제가 없는 나이다. 한국 축구의 '골든제너레이션'인 이 선수들이 주축이 되는 2006년의 전망은 밝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한국의 젊은 선수들은 이번 월드컵에서의 활약으로 유럽 빅리그 등으로의 해외 진출이 계속될 전망이어서 4년 후에는 훨씬 더 무서운 킬러들로 성장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형보다 큰 아우들

역대 최강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청소년 대표팀 선수들 역시 '희망 2006'의 장밋빛 꿈을 한껏 부풀리고 있다. 이 가운데 정조국(19·대신고)과 최성국(20·고려대)은 단연 발군이다.

정조국은 좋은 체격조건에 개인기와 골감각·슈팅능력 등 포워드로서의 모든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성국도 역시 현란한 개인기와 빠른 발을 보유하고 있고 패싱능력도 뛰어나 한국 축구의 숙제인 플레이 메이커로서 역할을 수행해낼 적임자로 꼽히고 있다. 이밖에도 김근철(주빌로 이와타)·여효진(고려대) 등 청소년팀 선수 전원이 모두 '상향 평준화'된 기량을 갖추고 있다.

청소년팀의 선수들이 월드컵 팀에 합류해 함께 훈련하면서 이들에겐 더없이 좋은 경험이 됐다. 최성국·정조국 등 네명의 선수는 히딩크 감독의 제안으로 대표팀의 합숙훈련에 합류해 두달여 동안 함께 운동을 하며 본선 경기도 지켜봤다.

정조국 등은 "2개월 동안의 체계적인 훈련으로 많은 걸 배웠고,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의 분위기를 익힌 게 앞으로의 선수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전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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