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암센터 내달 2일 폐암 무료 강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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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9면

사람을 복제하는 첨단 의학시대라지만 폐암에 관한한 의사들이 내놓는 리포트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위암에 이어 두번째로 흔한 암이지만 사망률은 위암을 제치고 1위다. 그만큼 치료하기 어려운 암이다. 완치를 의미하는 폐암의 평균 5년 생존율은 14%. 가장 예후가 불량한 암 중 하나다. 폐암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론 무엇이 있을까.

가톨릭암센터(소장 홍영선 교수)는 7월 2일 서울의 강남성모병원에서 일반인을 위한 무료 폐암 심포지엄을 연다. 폐암 전문가들이 출연해 강연과 함께 응답시간을 갖는다.

영화배우 박중훈씨가 금연 홍보대사로 나오는 등 금연교육행사도 가질 예정. 발표될 내용을 중심으로 폐암 관련 최신 정보를 소개한다.

◇크기가 중요하지 않다〓대부분의 암은 크기가 크면 클수록 치료가 어렵다. 그러나 폐암은 크기보다 암세포가 지닌 생물학적 공격성이 더 중요하다. 직경 5㎜의 폐암(1억개의 암세포)이 3㎝의 폐암(2백70억개의 암세포)보다 치료성적이 더 나쁠 수도 있다. 진단 당시 크기가 작다고 안심하거나 크기가 크다고 낙담해선 안된다는 뜻.

◇조기 발견은 여전히 중요하다〓폐암도 일찍 발견하면 치료가 쉽다. 수십년 동안 담배를 피운 고위험군이라면 가슴 X선 촬영과 함께 저선량(低線量) CT 검사를 받아봄 직하다.

보통 CT보다 방사선량을 5분의 1 가량 줄인 저선량 CT는 미국에서 10년 이상 담배를 피운 60세 이상 흡연자를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85%의 확률로 1기 폐암을 찾아낸 바 있다. 진단 당시 수술이 가능한 조기 폐암인 경우는 전체 폐암 환자의 25%에 불과하다.

◇협진은 필수〓가장 중요한 폐암의 치료는 수술이다. 그러나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면 5년 생존율의 향상 및 증상의 개선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비소세포성 폐암의 경우 수술만 한 것보다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를 병행한 경우 사망률을 13% 정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술은 흉부외과, 항암제는 내과, 방사선 치료는 방사선종양학과에서 따로 담당한다. 폐암환자는 이들 진료과목의 협진체계가 잘 갖춰진 병원을 찾는 것이 유리하다.

◇금연이 가장 중요〓폐암의 90%는 흡연이 원인이다. 평균적으로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에 걸릴 확률이 20배 가량 높다. 금연과 더불어 강조되는 것은 폐암 예방효과가 입증된 일부 식품 및 성분이다. 비타민 A의 일종인 레티노이드가 대표적이다.

이밖에도 베타카로틴·칼슘·셀레늄·토코페롤·라이코펜 등의 성분이 일부 폐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대부분 채소나 과일에 많은 성분이다. 흡연자는 이들 식품을 많이 섭취하고 필요한 경우 알약의 형태로 보충하는 것이 좋다.

◇의미없는 수술은 삼가야〓폐암이 흉벽이나 횡격막 등 주위 조직으로 퍼졌거나 림프절을 침범한 3기 이상인 경우 수술로 암을 떼어내도 생존율을 높이지 못한다. 따라서 무조건 수술하기보다 종격동 검사 등 암세포가 어디까지 퍼졌는지 정확하게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선 암의 중기 이후라도 수술이 가능한 부위에 암이 위치한 경우 적극적으로 수술하는 것이 생존율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으므로 의사와의 상의가 필수적이다.

홍혜걸 의학전문기자·의사

◇도움말 주신 분〓가톨릭의대 내과 박재길·강진형 교수, 흉부외과 이선희 교수, 방사선종양학과 정수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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