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먼삭스,LGEI株 매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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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지난 19일 국민은행 지분 매각으로 5천억원이 넘는 차익을 남긴 골드먼 삭스가 최근 LGEI 투자를 통해 '제2의 대박'을 노리고 있다고 미국의 배런스 온라인이 24일 보도했다.

배런스 온라인은 이날 골드먼 삭스가 지난 18일 금융감독위원회에 LGEI의 지분 6.6%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한 사실을 밝히면서 "골드먼 삭스가 국민은행에 이어 LGEI에 대한 투자에서도 성공을 엮어 낼 수 있을지 여부가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골드먼 삭스는 총 2천7백만달러(약 3백37억원)를 들여 1백3만주의 LGEI주식을 이달 초에서 중순에 걸쳐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균 매입가는 3만2천~3만3천원선으로 현재 골드먼 삭스는 LGEI의 2대 주주로 올라 섰다.

LGEI는 지난해 LG전자그룹에서 분할된 회사로 LG전자를 비롯, 데이콤·LG텔레콤·LG산전·LG건설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지주회사다. 골드먼 삭스는 LGEI 주가가 지난 4월 재상장된 이후 단기간에 급락한 만큼 충분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하고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LGEI 주가는 지난 4월 22일 17만5천5백원으로 거래가 재개된 후 지난 주말 2만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두 달 사이에 80%가 넘는 낙폭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골드먼 삭스의 투자소식이 알려진 24일에는 종합주가지수 급락에도 불구하고 소폭 올랐다.

국내 외국계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LGEI의 주당 장부가치는 대략 12만원대로 현 주가의 4배에 달한다는 것이 대다수 외국계 증권사의 판단"이라며 "골드먼 삭스가 증시 상황만 안정되면 충분한 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배런스 온라인은 또 "LGEI가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들의 배당성향이 지난해와 같다고 가정할 경우 주당 배당수익은 5천5백원에 달해 시가기준 배당수익률이 14%를 기록하게 된다"며 "이 또한 충분한 투자의 근거가 됐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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