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재보선 수도권 인물難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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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나라당·민주당 등 각 당이 8·8 재·보선의 수도권 공천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승패가 판가름나는 주요 지역에서 인물난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선거가 확정된 10곳 중 수도권 지역은 서울 영등포을 등 6곳이다. 대법원에 계류 중인 4곳에서 다음달 9일까지 확정 판결이 나면 8곳으로 늘어난다.

인물난은 지방선거 패배로 분위기가 위축된 민주당에서 두드러진다. 겉으론 "지금까지 명단을 완전히 무시하고 제로 베이스에서 후보를 선정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당내에선 P씨·C씨 등 시민단체 명망가들의 이름이 영입대상으로 오르내린다. 하지만 내부 분위기는 그게 아니다. 민주당의 '짝사랑'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한 당직자는 "막상 접촉하면 민주당 공천으로 출마하길 꺼린다"고 고백했다. 바닥 상태인 민주당 지지도가 부담인 것이다.

접전이 예상되는 격전지에선 한나라당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우세했던 서울 영등포을에는 지방선거 전만 해도 한광옥(韓光玉)최고위원·김중권(金重權)고문 등 중진들이 민주당 내에서 거명됐다. 한나라당은 이에 맞서 심재륜(載淪)전 부산고검장의 영입설이 나왔다.

하지만 韓최고위원이나 金고문 등은 지방선거 참패 후 주춤하는 모습이다. 전고검장도 "순수 법조인으로 남고 싶다"며 출마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경기 광명은 한나라당 지도부가 민선시장을 지낸 전재희(全在姬·전국구)의원에게 출마를 권유 중이다. 하지만 全의원은 "16대 의원 임기가 2년이나 남았다"며 고사했다. 민주당에선 남궁진(南宮鎭)문화부 장관이 후보로 거론되지만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비서 출신이란 점 때문에 저울질이 계속되고 있다.

나머지 수도권 지역에선 한나라당 사정이 조금 나은 편이다.

박성범(朴成範·서울 중구)·이우재(佑宰·서울 금천)·이해구(海龜·경기 안성)·이경재(敬在·인천 서·강화을)전 의원 등 지난 16대 총선에서 탈락한 지구당 위원장들이 설욕전을 벼르고 있다. 사실상 공천이 확정된 상태다.

그러나 민주당은 서울 종로에서 이종찬(鍾贊)고문이 거명되는 것 외에는 대부분 지역에서 윤곽을 잡지 못한 채 혼조를 보이고 있다.

최상연·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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