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16강 열풍'에 불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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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우리나라의 16강 진출로 2002 한·일 월드컵 열기가 더욱 뜨거워지면서 태극기가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다.

'태극기 두건' '태극기 치마' '태극기 망토' 등 태극기 패션이 크게 인기를 끌자 태극기 제조·판매업체의 판매량이 평상시보다 최고 1백배까지 치솟았다. 태극기를 사려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태극기가 품절되는 일도 속속 벌어지고 있다.

태극기 제작업체인 상승P&F는 "지난 3·1절을 전후해 태극기를 하루 평균 2백장 가량 팔았으나 요즘에는 2만~3만장씩 팔고 있다"면서 "한국-포르투갈전을 전후해 태극기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다"고 15일 말했다.

태극기 판매업체인 뉴월드 상사는 예년 같으면 국경일을 전후해 20~30개씩 팔던 태극기를 한국-폴란드전 이후 하루 평균 1천여개씩 팔고 있다.

이 회사의 정민수 부장은 "태극기를 단순히 게양하던 예전과 달리 요즘엔 몸치장과 응원하는데 쓰고 있어 수요가 크게 늘었다. 재고까지 바닥나 없어서 못 팔 정도"라며 "1988년 서울 올림픽 때도 이러지 않았는데 요즘 같으면 '태극기 장사'를 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태극기가 '품절사태'를 빚자 일반 소비자가 직접 도매업체를 찾아가 태극기를 구하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다.

태극기 도매업체인 한국국기원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회사에 직접 찾아와 태극기를 단체로 사가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인터파크 등 온·오프라인 쇼핑몰도 태극기를 찾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인터파크에서는 태극기와 얼굴 페인팅 도구·태극기 문신·빨간 손수건 등이 들어 있는 '응원용품 세트(1만5천원)'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마트에서는 1만5천원짜리 태극기가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지난 10일 하루에만 응원용품 세트가 평상시의 5~6배인 1백72개나 팔렸는데 배송일(2~3일) 등을 고려하면 고객들이 포르투갈전을 응원하기 위해 구매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국의 16강 진출이 확정된 14일 이후에도 구매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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