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중국 완파 조 2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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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우수 어린 터키 공격수 하산의 얼굴에 마침내 미소가 번졌다.

지난 3일 브라질전에서 선취골을 뽑고도 석고상처럼 무표정했던 그의 얼굴은 역사의 중심에서 변방으로 물러난 조국 터키의 파란 많은 역사를 옮겨 놓은 듯했다. 터키의 16강 진출 여부가 달린 13일 중국전에서도 하산의 깊은 눈망울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으나 종료휘슬이 울린 뒤 그의 큰 눈에도 눈물이 고였다.

터키의 3-0 승리. 그리고 48년 만에 돌아온 월드컵 본선에서 사상 첫 2라운드 진출을 이루는 순간이었다.

터키는 벼랑 끝에 몰렸었다. 중국에 두골 차 이상으로 이겨야 하는 데다 같은 시간 브라질과 경기를 하는 코스타리카가 져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하산은 1초가 다급한 듯했다. 전반 6분 페널티 지역에서 중국 수비 리웨이펑과 접전 끝에 공을 따낸 하산은 골키퍼와의 1대1 대결에서 정확히 골문 왼쪽 상단에 골을 밀어넣으며 선취골을 뽑았다.

하산은 중국 골문에서 직접 공을 주워 센터라인에 갖다놓으며 경기를 재촉했다.3분 뒤에는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공은 정확하게 뒤에서 쇄도하던 뷜렌트의 머리에 맞고 골문에 또다시 빨려들어갔다.

2-0 리드. 승부는 사실상 끝이었다. 그 다음은 터키가 얼마나 더 점수 차를 벌리느냐와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중국이 첫 골을 뽑느냐에 관심이 모아졌다.

추가 득점을 위한 투르크 전사들의 몰아치기는 더욱 매서워졌다.

브라질과의 1차전에서 퇴장당해 코스타리카전에 뛰지 못했던 수비수 하칸윈살은 끊임없는 오버래핑으로 중국의 왼쪽을 파고들었고, 주장이자 스트라이커인 하칸쉬퀴르도 이번 대회 첫 득점을 위해 머리와 발을 가리지 않고 슈팅을 퍼부었다.

후반 중반 브라질의 압도적인 리드를 전해들은 터키 응원단은 환호성을 질렀고 터키 선수들은 더욱 힘을 냈다. 후반 40분 위미트다발라의 쐐기골이 터지며 대미를 장식했다.

수원=허진석·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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