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에 국악열기 지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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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8면

올해로 22회를 맞는 대한민국 국악제가 오는 15~20일 서울 광화문 시민 열린마당과 종묘공원 내 종로국악정, 서초동 국립국악원에서 열린다.

1981년에 출범한 이 행사는 문예진흥원에 이어 KBS가 맡아 치러오다 92년부터 국악인들의 모임인 국악협회가 운영해왔다.

예년에는 9~10월에 막이 오르는 게 보통이었지만 올해는 월드컵을 맞아 서울을 찾는 외국 관광객들을 겨냥해 월드컵 기간으로 옮겼다.

따라서 올해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외국인들의 발길이 잦은 경복궁과 국립중앙박물관·인사동에서 가까운 광화문 시민 열린마당에서 전통 연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야외공연에 있다. 월드컵을 맞아 거리 응원의 명소로 떠오른 광화문이 국악제와 함께 문화의 거리로 다시 태어난다.

지난해는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과 문예진흥원 예술회관을 중심으로 축제가 벌어졌지만 올해는 잠재적인 관객을 찾아가는 방식을 택했다. 광화문 시민 열린마당 뿐만 아니라 장년·노인층이 즐겨 찾는 종묘공원 내 종로국악정에서 무료 공연을 펼치는 것. 종로국악정은 94년 국악의 해를 맞아 종로구가 종묘공원에 마련한 국악 전용 상설 야외공연장이다.

안산시립국악관현악단이 3일 연속 출연하는 종로 공연의 피날레 무대에선 시민과 함께 우리 민요를 부르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또 국립국악원 야외공연장에서는 국악에 관심있는 청소년·시민들이 직접 무대에 서는 장기자랑 프로그램'숨은 명인·명창을 찾습니다'를 마련한다.

시민의 자발적인 참가를 유도하면서 행사가 끝난 후에는 예악당에서 열리는 본격 국악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할 계획이다.

국립국악원 공연은 궁중음악·창극·판소리·무용·민요 등 국악의 전 장르를 망라하고 있지만 대체로 민속음악에 비중을 두고 있다. 판소리의 신영희·김수연 명창,대금의 이생강 명인, 가야금 병창의 강정숙·양정이, 경기민요의 김금숙·이호연·김영임 명창 등이 출연한다.

대한민국 국악제는 정악과 민속악, 실내와 야외, 전문 국악인과 아마추어 시민, 내·외국인을 한데 아우르는 한마당 국악 잔치다. 월드컵과 함께 되살아난 우리 민족의 흥과 신명을 국악 무대에서 되살려볼 수 있는 기회다.

<표 참조>

국악협회 이영희(64)이사장은 "일회성 이벤트로 그치지 않도록 정상급 연주자들로 알찬 프로그램을 꾸몄다"고 말했다.02-744-8051.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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