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 좋은 한국 이기기 힘들것" 포르투갈 현지 전문가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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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미국과의 첫 경기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한 포르투갈은 10일 폴란드전에 16강 진출의 사활을 걸고 총력전을 펼쳤다. 온 국민의 눈과 귀도 폴란드전에 쏠렸다.

마침 이날은 '포르투갈의 날'이라고 하는 공휴일이었다. 종교적 휴일을 빼고는 포르투갈에서 가장 큰 공휴일이다. 따라서 전국민이 TV로 경기를 지켜볼 수 있었다.

경기 시작 30분 전부터 리스본 시내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광장은 수많은 인파로 붐볐다. 대통령과 총리 등 정부 고위관리들도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관람한 것으로 보도됐다.

포르투갈이 4-0이라는 큰 점수차로 승리하자 리스본 시내는 승리를 축하하러 나온 인파로 뒤덮였다.

대학생 안토니오 몬테이루는 "포르투갈이 이제야 본 궤도에 올라선 것 같다"면서 "한국전에서 승리해 조1위로 16강에 진출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곳 방송들은 오후 8시 주요 뉴스시간의 30분을 포르투갈팀의 승리에 할애하며 승리에 대한 분석과 반응, 그리고 마지막 한국과의 경기 전망 등을 다뤘다.

언론들은 해트트릭을 기록한 파울레타를 승리의 수훈갑으로 꼽았다. 또 전체적으로 팀 플레이가 살아났으며 두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포진시킨 것도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첫 경기에서 극심한 부진을 보였던 루이스 피구와 후이코스타가 1백%는 아니지만 미국전 때보다 회복 조짐을 보인 것도 수확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날 승리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문가는 느리고 불안한 수비를 약점으로 지적했다. 미국전부터 느린 발로 인해 구설수에 오른 조르제 코스타·페르난두 코투 등 수비진이 폴란드 공격을 잘 막아냈으나 한국전에서는 고전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폴란드와는 비교할 수 없이 빠르고 힘 좋은 한국 공격수들을 막아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따라서 조르제 안드라데·베투 등 스피드있고 젊은 수비수로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직장인인 누누 사비에르는 "포르투갈이 대승한 데는 폴란드팀의 무기력한 플레이도 한몫 했다"면서 "16강 진출의 마지막 고비인 한국전은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만큼 긴장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된다"는 주문했다.

이곳 전문가들은 한국도 16강에 오르기 위해 소극적으로 비기기 경기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난타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리스본=김미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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