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이슬람 원리주의 반군인 아부 사이야프에 납치됐던 미국인 선교사가 7일 숨지면서 필리핀군과 미군이 본격적인 보복 작전에 돌입했다.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은 이날 조지 W 부시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반군에게 반드시 정의의 심판을 내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에 앞서 필리핀군은 남부 민다나오섬의 한 어촌에서 일년 전 인질로 잡힌 미 선교사 마틴 번햄(42)을 구출하기 위한 '새벽작전'을 감행했다. 그러나 번햄은 교전 와중에 총에 맞아 숨졌고, 함께 붙잡혀 있던 번햄의 아내만이 다리에 총상을 입은 채 가까스로 구출됐다. 이 과정에서 반군 50여명 중 4명이 숨졌다.
필리핀군은 기존의 6백명 병력 외에 증원군을 급파했으며 미군도 정찰기 등 첨단 장비를 동원해 반군을 쫓고 있다.
아부 사이야프는 '칼을 낳은 자'라는 뜻으로 1991년 모로민족해방전선(MNLF)에서 분리돼 나왔다. 민다나오섬에 이슬람 국가를 설립하는 게 목표다. 빈 라덴의 알 카에다 조직과 연계돼 있어 미국은 지난 2월부터 병력 1천2백명을 파견, 필리핀군의 아부 사이야프 제거 작전을 돕고 있다.
한편 필리핀군은 "미군도 이번 작전에 참가했다"고 밝혔으나, 미 국방부는 "전투에 직접 개입하지는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준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