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불꽃축제 관람 최적 장소인데… 월드컵 공원"야간개장 불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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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지난 2일 오후 6시 김재석(45·마포구 합정동)씨는 팔순 노모와 함께 월드컵공원을 찾았다. 여의도에서 일요일마다 열리는 세계불꽃축제를 감상하기 위해서였다. 월드컵공원 안에 위치한 98m 높이의 하늘공원에 오르면 여의도 일대가 한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늘공원까지 올라가는 셔틀버스는 오후 5시40분 운행이 끊겼다. 金씨는 어머니를 부축해 계단으로 정상까지 올랐다. 그러나 공원 관리원들이 "오후 7시에는 공원 문을 닫으니 빨리 내려가라"고 재촉했다. 불꽃축제를 보려고 찾아온 사람들은 "오후 9시까지만 공원을 개장해달라"고 부탁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할 수 없이 공원을 내려온 사람들은 "앞으로 불꽃축제가 열리는 사흘만이라도 공원 개장시간을 연장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시의 경직된 월드컵공원 운영으로 불꽃축제 감상차 하늘공원을 찾는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달 25일 시작된 세계불꽃축제는 오는 23일까지 매주 일요일 오후 8시30분부터 여의도 한강 시민공원에서 열린다. 하루 30분 동안 쏘아올리는 불꽃은 모두 5천발, 비용은 2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여의도에는 일요일마다 40여만 인파가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루는데다 강북지역에서는 이촌지구 외에 마땅히 불꽃놀이를 감상할 장소가 없다. 마포구 관계자는 "6만5천평 규모인 하늘공원에서 불꽃축제를 감상할 수 있으면 마포구는 물론 인근 은평·서대문·양천구민까지 찾아올 것"이라며 "여의도에 몰리는 인파의 분산 효과도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1백만평이 넘는 월드컵공원을 야간에는 청원경찰 19명이 관리하고 있다"며 "관리인력이 부족해 하늘공원의 야간 개장은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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