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 이겼어야" 日 관중,러 승리에 탄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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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간코쿠, 우라야마시이나. 닛폰모 간바레나쿠차(한국 정말 부럽네. 일본도 분발하지 않으면)…."

월드컵 H조 러시아-튀니지전이 열린 5일 일본 고베(神戶) 윙스타디움.

일본전이 아닌데도 오전부터 일본 관중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오히려 경기를 하는 양팀의 서포터들을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였다. 경기장 입구에서 파는 응원 도구들도 금방 동이 났다.

고베시의 기차역·버스터미널에도 일본 대표팀과 같은 청색 유니폼을 입은 일본 관중으로 넘쳐났다. 일본전 못지 않은 열기였다.

인근 효고 현 히메지 시에서 왔다는 히라야먀 신지(35·회사원)는 "일본팀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점치기 위해 일본과 같은 H조인 러시아-튀니지전을 보러 왔다"고 말했다. 학교가 쉬는 바람에 경기장에 왔다는 한 중학생은 "튀니지가 이겼으면 좋겠다"며 "약체인 튀니지를 응원하겠다"고 말했다.일본이 러시아와 부담없는 경기를 할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닛칸스포츠의 도모히로 우치다 기자는 "일본도 조별리그에서 1승1무1패를 하면 16강 진출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러시아·튀니지의 전력이 만만치 않아 긴장된다"고 말했다.

지금 일본 사람들은 자국팀의 16강 진출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게다가 일본 수비의 핵인 모리오카 류조가 벨기에전에서 무릎을 다쳐 9일 러시아전 출전이 불투명하다.

이날 튀니지를 응원하던 일본 관중은 러시아가 후반 잇따라 골을 넣자 탄식을 쏟아냈다.

고베=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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