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기 투구' 찬호 쑥스런 2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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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4회까지는 특급의 위용, 5회부터는 수준 이하. 박찬호(29·텍사스 레인저스·사진)가 들쭉날쭉한 '널뛰기 투구'로 쑥스러운 2승을 거뒀다. 4회까지는 볼넷 하나 없이 매회 삼진을 잡아내며 2안타·무실점으로 막아내는 완벽한 내용이었으나 5회 시작하자마자 흔들리기 시작해 6회 1사까지 홈런 2개를 포함, 5점을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박찬호는 3일(한국시간) 텍사스 알링턴 볼파크에서 벌어진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경기에서 5와3분의1이닝 동안 5안타·5실점으로 부진했으나 타선의 지원과 호수비, 구원투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지난달 13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둔 이후 21일 만의 승리였다. 레인저스 타선은 이날 1회말 5점을 뽑아 박찬호의 승리를 거들었고 좌익수 러스티 그리어와 유격수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잇따른 호수비도 든든한 밑거름이 됐다. 레인저스는 이날 8-6으로 승리했고 박찬호는 시즌 2승2패, 방어율 8.28을 기록했다.

5회 들어 갑작스런 제구력 난조에 빠진 박찬호는 바뀐 투구폼으로는 힘이 부쳐 경기 중반 이후까지 끌고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찬호는 경기가 끝난 뒤 "5회초 선두타자와 대결에서 볼카운트 2-0을 잡은 뒤 이것저것을 던져보다 볼넷을 내준 게 화근이었다. 컨디션에는 이상이 없다. 마음을 편하게 가지려고 노력 중이다. 지금이 나에게는 4월초(시즌의 시작)나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레인저스 제리 내런 감독은 "박찬호는 현재 스프링캠프에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라며 서서히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찬호는 오는 8일 오전 9시5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로 등판한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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