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승을 기다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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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국팀의 월드컵 16강 진출 첫 관문인 대(對)폴란드전을 앞두고 국민의 시간표가 일제히 '4일 오후 8시30분'으로 맞춰졌다.

성균관대 교직원 함창훈(44·경기도 고양시)씨는 이날 휴가를 내고 비행기편으로 가족과 함께 부산에 간다. 咸씨같은 사람들로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열차·고속버스·항공기 좌석이 매진돼 명절이 아닌 데도 철도청과 고속버스 회사들은 4일 부산행 임시편 운행 등의 대책 마련에 나섰다.

경희대는 교내 '평화의 전당'에 설치한 대형 스크린 앞으로 4일 저녁 지역 주민들을 초청했다. 총학생회 측 요청을 받아들여 오후 3시30분 이후의 모든 수업은 휴강이다. 경기가 열리는 부산에서는 13개 초·중·고교가 휴교하며, 전국 대부분의 중·고교가 4일 저녁의 자율학습을 취소했다.

효성그룹 임직원 5백여명은 서울 공덕동 본사 지하 1층 강당에 모여 대형 스크린을 보며 합동으로 응원한다. 신한은행은 68개 지점 직원과 6백50여개 거래 기업 임직원들이 인근 대형 호프집 등에 모여 점수나 첫골 선수 알아맞히기 등의 이벤트를 벌이기로 했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월드컵 첫승의 기대 때문에 맞선·돌잔치·회갑연 등의 가정사도 뒷전으로 밀렸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강남웨딩문화원 측은 "평소엔 돌잔치나 회갑연 등 서너건의 예약이 잡혔으나 4일은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의 첫 경기인 4일 폴란드전 입장권이 당일 현장에서 판매된다.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는 3일 "4일 오후 8시30분 부산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폴란드전의 해외판매분 잔여 입장권 3천여장을 부산에서 판매한다"고 밝혔다. 판매시간은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두시간이며 장소는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 인근의 사직야구장 2층 매표소다.

손민호·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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