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는 빨리 투자는 과감하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9면

전사부문에서 수상한 업체들은 어떻게 마케팅하고 있을까. 이 중 상당수 회사들은 전사적인 마케팅 시스템을 갖추고 다양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대표이사가 강력한 마케팅 마인드를 갖고 경영체제를 갖추고 있기도 하다. 회사의 규모나 특성에 따라 나름대로 특유의 마케팅 체제를 마련한 회사들도 있다.

◇선택과 역량의 집중=이것저것 벌려 놓았다가 하나도 제대로 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장사가 되지 않는 브랜드는 과감히 정리하고 될성싶은 브랜드에 역량을 집중,시장을 키우는 회사도 있다. 태평양은 2백여 개 이르던 브랜드를 지난해 60여 개로 과감히 줄였다. 에스콰이아는 20~60대 까지 모든 계층을 상대로 구두를 만들어 팔다 40대 이상의 고객은 포기했다. 이어 20~30대 고객을 핵심 타깃으로 삼고 여기에 맞는 브랜드와 상품을 개발, 성공했다. 보령제약은 순환기계·소화기관용제·항생제·항암제·피부알레르기제 등 5개 약품군에 마케팅력을 집중하고 있다.SK텔레콤은 지난해 정부 정책에 의해 신규고객 확보의 길이 막히자 부실고객을 정리하고 미래고객인 10대 고객 확보에 주력했다. 이른바 디마케팅이다.

◇고객관계 관리(CRM) 도입=태평양은 'PRISM' 프로젝트를 통해 CRM활동을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올부터 CRM체제를 도입했다. 고객의 무선통신 사용량과 종류 등 고객정보를 기반으로 앞으로 1대 1 마케팅을 통해 고객만족을 높일 계획이다. 보령제약은 CRM으로 중간고객과 최종고객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SK는 엔크린보너스 카드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고객들의 잠재된 니즈를 파악, OK캐시백·엔트럭서비스 등을 출시했다. 파리크라상도 패밀리 카드 운영을 통해 고객 데이터베이스 마케팅 시스템을 마련했고 고객 포인트카드를 발전시켜 CRM을 구현하고 있다.

◇명품을 지향한다=에스콰이아는 20~30대 고객들이 페리가모와 같은 이탈리아 구두를 선호함을 파악하고 제품 업그레이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개발회사를 따로 설립,내부와 경재체제를 갖췄다. 이탈리아 엔지니어를 기획·생산단계에 참여시키기도 한다. 태평양은 중저가 할인매장에서 팔리는 국내 브랜드의 이미지를 벗고 세계적인 화장품 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는 브랜드를 내놓아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켜냈다. 롤리타 렘파카라는 향수는 프랑스에서도 돌풍을 일어켰다.

◇소비자 니즈에 맞는 상품 개발=에이스 침대는 안락한 수면을 원하는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그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과학적 근거를 둔 침대개발에 나서고 있다. 태평양은 마케팅 조사·정보 시스템 'PaRis'를 갖추고 신제품 개발 때부터 이를 적용하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싼값에 맑은 물을 마시기를 원하는 고객 니즈를 읽고 렌탈시스템을 구축, 정수기를 대중화했다. 보령제약은 소비자 상담실 등 다양한 소비자 채널을 두고 있다. 여기서 소비자의 목소리를 듣고 제품 차별화에 적용하고 있다.

◇고객접점의 강화=태평양은 ISM(매장내 판촉활동)을 전개,고객 접점을 강화하고 있다. 고객들이 체험해보고 화장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전시관을 두고 있다.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의 반영=SK는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상품 개발에 나서 주유소를 운전자를 위한 토털서비스 공간으로 꾸몄다. 태평양은 화장품 개발과 판촉시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를 분석, 우선 고려하고 있다.

◇구성원의 마케팅 철학이 중요=보령제약은 대표이사가 확실한 마케팅 철학으로 무장하고 경영하고 있다고 능률협회컨설팅은 평가했다.

이밖에 파리크라상은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세분화로 시장을 장악했다.

조용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