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국·실장급 4~5명 교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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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서영교 대북전략국장(8국장)을 비롯한 국가정보원의 국실장급 고위 인사 4~5명이 24일 교체됐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중앙정보부 시절 입사해 30년 안팎으로 국정원에서 근무한 1급 간부들이 후배들에게 길을 내준다는 취지로 최근 사의를 표명했다"며 "고 원장은 24일 본부 국실장과 지부장에 대한 인사를 단행한 데 이어 다음주 중 단장급과 과장급 실무간부의 후속인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정원은 지난해 5월 공채 11기(1974년 입사) 이상 간부를 모두 내보낸 데 이어 이번에 다시 고위직 상당수가 물러남에 따라 물갈이 인사가 이뤄지게 됐다.

이날 물러난 서영교 8국장은 공채 12기 출신의 북한 전략통으로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대북전략국 단장으로서 회담 성사를 위한 실무를 맡았다. 서 국장의 퇴임으로 2000년 7월 이후 4년 넘게 호흡을 맞춰 온 김보현 3차장(대북담당)-서영교 라인은 변화를 맞게 됐다. 특히 서영교 국장의 후임에 서훈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정보관리실장이 부임함에 따라 새로운 국정원의 대북 라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월 NSC로 갔던 서훈 국장이 10개월 만에 국정원 대북 라인에 복귀한 것을 두고 내년 남북정상회담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그중 하나다. 서훈 국장은 서울고와 서울대를 졸업하고 80년에 국정원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에 입사해 대북통으로 자리를 굳혔다. 특히 임동원 전 국정원장이 대북특사로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할 때 배석하는 등 핵심역할을 해왔다.

당국자는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을 이끌어낸 대북 라인이 김정일 답방 추진 등을 맡아야 할 새로운 진용을 갖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NSC 사무처는 국정원으로 복귀한 서 훈 정보관리실장의 후임에 전옥현(48) 주 유엔대표부 공사를 임명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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