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왕'마의 벽'7호골 터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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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아는 만큼 보인다. 이번 월드컵에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을 미리 알면 관전의 즐거움이 배가될 것이다.21세기의 첫 월드컵, 2002 한·일 월드컵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본다.

◇최초의 제3대륙 개최-우승팀은?

17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는 아시아 대륙에서 열리는 첫번째 월드컵이다.1998년 프랑스 월드컵까지 개최 대륙에 속한 국가가 우승컵을 가져갔다. 58년 스웨덴 월드컵에서 브라질이 우승한 것이 유일한 예외다. 이번에 유럽과 남미 국가 중 어디가 우승하든 '개최 대륙 국가 우승'의 원칙은 또 한차례 깨진다.

한번이라도 우승을 해 본 나라는 브라질(4회), 이탈리아·독일(3회),아르헨티나·우루과이(2회), 잉글랜드·프랑스(1회) 등 7개국이다. 만약 처음으로 우승을 하는 나라가 나온다면 포르투갈·스페인이 될 공산이 크다.

◇6골의 마지노선-득점왕은?

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에서 마리오 캠페스가 6골로 득점왕에 오른 이래 대회 득점왕은 6골의 벽을 넘지 못했다. 82년 파올로 로시(이탈리아), 86년 게리 리네커(잉글랜드), 90년 살바토레 스킬라치(이탈리아), 94년 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불가리아)·올레그 살렌코(러시아), 98년 다보르 슈케르(크로아티아)가 모두 6골에 그쳤다.

압박 축구의 득세로 상대팀 스트라이커에 대한 견제가 전례없이 심할 이번 대회에서 과연 6골의 벽을 무너뜨릴 선수가 나올까.

◇죽음의 F조-생존자는?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2위이며 런던 도박사들에게서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히는 아르헨티나와 '축구 종가' 잉글랜드(12위), 아프리카의 다크호스 나이지리아(27위), 북유럽의 강호 스웨덴(19위)이 몽땅 조별리그 F조에 편성됐다. "F조에서 16강에 진출하는 것이 우승하기보다 어렵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조 2위로 16강에 턱걸이 하면 프랑스와 만날 가능성이 크다. A조 1위가 확실시되는 프랑스는 지난 대회 챔피언인 데다 이번 대회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다. 산 넘어 산인 셈이다.

◇시뮬레이션 액션 금지-오노는 없다?

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선 백태클에 대한 제재가 엄격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심판들은 '시뮬레이션 액션'(속임 동작)을 남김없이 솎아낼 태세다.

파울을 얻어내려고 일부러 과장되게 넘어지며 눈속임을 했다가는 심판의 옐로 카드가 기다린다. 페널티 지역에서는 경고 없이 퇴장당할 수도 있다.

◇부상 중인 수퍼 스타-뛰게 될까?

부상에 허덕이고 있는 지네딘 지단(프랑스)·데이비드 베컴(잉글랜드)·필리포 인차기(이탈리아) 등의 출전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소속 팀으로서는 이들이 빠지면 전력에 심각한 차질을 빚는다. 축구팬들로서도 이들의 플레이를 볼 수 없다면 월드컵 관전의 즐거움은 상당히 줄어들 것이다.

◇새내기와 다크호스-반란은 가능한가?

중국·세네갈·에콰도르·슬로베니아 등은 처음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이들 중 한팀이라도 16강에 오른다면 그것만으로도 이변이다. 그러나 팬들은 '대형 사고'를 기다린다.

98년엔 크로아티아가, 94년 미국 월드컵에선 불가리아가 4강에 올라 파란을 일으켰다. 터키와 카메룬은 충분히 '사고'를 칠 수 있는 팀이다.

◇멈춘 삼바, 녹슨 전차-부활은 가능한가?

월드컵을 네차례나 제패한 브라질은 이번 월드컵 남미 지역 예선에서 4위로 간신히 월드컵 본선에 합류했다. 세차례 우승에 빛나는 독일은 최근 두차례 월드컵에서 연속 8강 탈락의 수모를 당했다.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려면 우승을 해야 하는데 과연 어떨지….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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