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大이변 세계를 흔들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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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개막전에서 대이변이 일어났다.

2002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가 31일 오후 8시30분 서울 상암동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개막,월드컵 첫 출전국인 세네갈이 개막전에서 지난 대회 챔피언이자 세계 랭킹 1위인 프랑스를 1-0으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세네갈의 미드필더 파프 부바 디오프(24)는 전반 30분 골을 넣어 역사적인 한·일 월드컵 첫 골의 주인공이 됐다.

아프리카의 세네갈은 프랑스를 맞아 팽팽한 접전을 벌인 끝에 디오프의 결승골로 대어를 잡았다. 프랑스는 경기 내용 면에선 세네갈을 압도했으나 전반 다비드 트레제게의 슛과 후반 티에리 앙리의 슛이 모두 골대를 맞고 나오는 불운에다 세네갈 골키퍼 토니 실바가 막판까지 선방해 동점골을 넣는 데 실패, 뼈아픈 일격을 맞았다.

세계 언론은 이날 개막전 결과를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개막전에서 전 대회 챔피언 아르헨티나가 아프리카의 축구 신흥국 카메룬에 0-1로 진 것과 같은 정도의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사상 최초의 공동 개최 대회이자 유럽·미주 지역을 벗어나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이번 대회의 개막식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1세기 첫 월드컵 대회의 개막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월드컵이 세계 평화와 인류 화합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金대통령의 개막 선언에 이어 '동방으로부터(From the East)'라는 대주제 아래 환영·소통·어울림·나눔이라는 4개 소주제로 나뉘어 개막공연이 30여분간 진행됐다.

어린이들의 합창과 밤하늘의 화려한 불꽃놀이 속에서 개막식 행사가 끝난 뒤 프랑스 대표팀과 '타랑가의 사자' 세네갈 전사들의 개막전이 킥오프됐다.

6만6천여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열린 개막식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일본 총리·요하네스 라우 독일 대통령·사나나 구스마오 동티모르 대통령·피에르 찰스 도미니카 총리 등 각국 정상과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회장·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 겸 FIFA 부회장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번 대회에는 32개국이 8개조로 나뉘어 한국과 일본의 20개 경기장에서 조별 리그를 벌이며, 각 조 1,2위가 16강에 진출해 15일부터 결승 토너먼트를 치러 FIFA컵의 주인을 가린다. 준결승전은 25, 26일 서울과 일본의 사이타마(埼玉)에서, 결승전 및 폐막식은 30일 오후 8시 일본 요코하마(橫濱)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에는 90년 이탈리아 대회 이후 12년 만에 역대 우승국이 모두 본선에 진출,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한 명승부를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월드컵 본선 무대를 처음 밟는 나라는 중국·슬로베니아·세네갈·에콰도르 등 4개국이다.

1954년 스위스 대회 이후 여섯번째로 월드컵에 참가하는 한국은 6월 4일 오후 8시30분 부산에서 폴란드와 D조 예선 첫 경기를 벌인다. 이어 10일 오후 3시30분 대구에서 미국과, 14일 오후 8시30분 인천에서 포르투갈과 대결한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한국과 필립 트루시에 감독이 지휘하는 일본은 홈 경기의 이점을 살려 월드컵 사상 첫승은 물론 16강 진출까지 노리고 있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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