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名아나운서 월드컵 중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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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1960년대에 라디오 방송에서 "고국에 계신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기는…"으로 시작하는 경기 중계로 스포츠팬을 사로잡았던 전 아나운서 이광재(70·(左))씨가 월드컵 경기 중계석으로 돌아온다.

또 힘있고 박진감 넘치는 목소리로 축구 중계를 도맡았던 임택근(70) 전 아나운서도 개막전과 한국 대 폴란드전에서 다시 마이크를 잡는다.

MBC라디오는 당시 라디오 축구 중계의 전성기를 구가했던 원로 아나운서들을 2002 한·일 월드컵 경기의 라디오 중계에 투입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들은 캐스터와 해설자 옆에서 보조를 맞추며 '소리로 듣는 축구 경기'의 진수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온성 중앙교회 목사로 재직 중인 씨는 다음달 5일 귀국, 한국의 대 미국전과 대 포르투갈 전에서 해설을 하게 된다.

미국에서도 교민 축구 시합에 나가 현장 중계를 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그는 "월드컵 중계를 해보는 게 꿈이었는데 이런 제안을 받게 돼 무척 감격스럽다"며 "매일 아침 한국의 16강 진출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씨는 귀국에 앞서 대표팀 명단과 관련 자료를 입수해 중계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한편 MBC의 출연 제의를 즉석에서 흔쾌하게 받아들인 任씨는 "수십년만에 다시 중계를 한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벅차오른다"며 감회에 젖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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