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올해는 큰 재미 못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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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외국인들의 올해 주식투자 평균성적이 신통치 않아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에도 못 미쳤다. 올해 초 장세가 달아오를 때 대형 정보통신(IT)주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집중 매수했다가 손실을 봤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이 23일 올해 외국인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의 평균매입단가와 22일 거래소 종가를 비교한 결과 이들 20개 종목에서 외국인이 얻은 평균수익률은 5.0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큰 수익을 낸 종목도 있다. SK의 경우 외국인은 평균 4만2312원에 매수해 22일 종가(5만9900원)로 41.5%의 높은 수익을 거뒀다. KTF도 평균 2만300원에 매입해 18.3%의 투자수익을 챙겼다.

그러나 올 초 주가가 사상 최고치였던 삼성SDI는 외국인 평균매수가(13만4188원)에 비해 현재 주가가 17.2%나 떨어진 상태다. LG화학(-13.3%).국민은행(-7.6%).LG전자(-5.0%) 등 외국인이 올해 투자를 많이 한 20개 종목 중 6개에서 손실이 났다.

미래에셋증권 안선영 선임연구원은 "올해 4월 중순에 이미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11조여원에 이를 정도로 외국인 매수가 상반기에 집중됐기 때문"이라며 "특히 IT 기업의 주가 폭락을 외국인도 미처 대비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분석 대상에선 빠졌지만 올해 외국인 순매도 1위(3조3300여억원)인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인은 주가가 50만원대에 머물렀던 상반기에 매수 우위를 보이다가 9월 이후 40만원대에서 집중적으로 내다 파는 모습을 보였다.

대우증권 이영원 투자전략팀장은 "4월 말 '차이나쇼크'이후 외국인들이 선호했던 대형 IT주들이 하락을 주도한 게 외국인 투자성적이 저조한 주요인"이라며 "그러나 외국인들은 원화 강세로 10% 안팎의 환차익을 따로 챙겼다"고 설명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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