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실황중계 전진배치 드라마 10시30분 이후로 월드컵 기간 방송편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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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2002 월드컵 대회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월드컵 기간(5월 31일~6월 30일)에 거의 매일 열리는 축구 경기를 생중계하기 위해 기존 뉴스·드라마·오락 프로그램은 자리를 옮기거나 개점 휴업 상태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각 방송사는 축구팬과 뉴스·드라마팬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

KBS는 두개 채널을 활용, 기존의 편성을 되도록이면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1TV는 9시 뉴스와 드라마를 원래대로 방송한다. 일일드라마 '사랑은 이런거야'는 8시25분 자리에 그대로 남고 주말극 '내사랑 누굴까'는 밤 7시50분에서 7시20분으로 시간을 옮긴다. 1TV는 낮 3~5시와 밤 12시 이후에 축구 경기 재방송을 할 계획이다.

2TV에선 대부분의 축구 경기를 실황 중계한다. 이에 따라 미니시리즈 '거침 없는 사랑(월·화)'과 대하사극 '명성황후(수·목)'는 경기가 끝나는 10시30분으로 늦춰진다. 한편 '추적 60분' 등 교양이나 오락물은 경우에 따라 결방할 가능성도 크다.

경기 생중계 때문에 가장 난감한 곳은 MBC다. MBC는 9시 '뉴스데스크'를 밤 10시30분으로 옮기고 그 뒤를 이어 드라마 '위기의 남자''로망스''베스트극장' 등을 방송한다. 축구중계와 시간이 중복되는 일일드라마 '매일 그대와'는 5월말 종영할 예정이다.

SBS는 상대적으로 느긋한 입장이다. 8시 뉴스를 30분간 내보낸 뒤 축구 중계를 하고 '여인천하(월·화)''나쁜 여자들(수·목)'등 드라마를 10시30분에 배치했다. 주말극인 '유리구두'와 '그 여자 사람 잡네' 는 각각 토요일과 일요일에 두편씩 연속 방영한다.

SBS 안국정 편성본부장은 "축구 중계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시청자도 외면할 수 없어 묘안을 짜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대부분의 월~목 드라마가 밤 10시30분대로 옮겨가면서 이 시간대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케이블·위성방송에서는 SBS 스포츠채널과 KBS 스포츠채널이 월드컵 기간 동안 전 경기를 중계한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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