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말레이시아 모바일 이동통신 시장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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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국내 최대 이동통신회사인 SK텔레콤이 말레이시아 차세대 이통 시장에 뛰어든다. 현지 모바일 와이맥스(와이브로) 회사의 지분 인수로 2대 주주로 나서, 이 나라 국책사업인 모바일 초고속인터넷 보급사업에 힘을 쏟는다.

SK텔레콤은 29일(현지시간) 이 나라 수도 쿠알라룸푸르 ‘선웨이 라군 호텔’에서 현지 와이맥스 서비스 회사인 ‘패킷원(P1)’에 1억 달러(1200여억원)의 지분투자를 하는 계약을 했다. P1은 이 나라 유일의 와이맥스 서비스 회사다. SK텔레콤은 이 회사의 지분 25.8%를 확보해 2대 주주가 됐다. 1대 주주는 말레이시아의 와이맥스 장비회사인 그린패킷(57.1%), 3대 주주는 미국 인텔의 금융 자회사인 인텔캐피털(전환사채 전환 시 5.3%)이다. 또 이사진 7명 중 2명을 파견하고, P1 최고임원 한 명을 선임할 수 있다.

미국의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로 차세대 모바일 통신장비를 개발하는 인텔이 주요 대주주로 참여함에 따라 P1은 글로벌 이통사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인텔은 이날 SK텔레콤의 투자조인식이 끝나자마자 같은 장소에서 차세대 와이맥스 내장형 노트북 출시 행사를 열어 말레이시아 이통시장 진출에 대한 의욕을 보였다. 현지 정부도 10%에 불과한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을 연말까지 전국 가구의 절반으로 늘리기 위해 와이맥스용 노트북 100만 대를 전국 초·중·고생에게 나눠주는 등 획기적인 정책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인식에서 조기행 SK텔레콤 글로벌 매니지먼트 서비스 사장은 “성장잠재력이 큰 말레이시아 무선인터넷 시장에서 P1은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다. 우리 회사의 첨단기술과 마케팅 역량을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는 동남아 전역으로 이통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거점 역할도 한다. 씨씨 푸안 그린패킷 P1 최고경영자는 “이번 제휴로 우리 나라 무선인터넷 소비자들에게 한층 업그레이드된 차세대 와이맥스 기술을 서비스할 수 있게 됐다”고 치하했다.

말레이시아는 이통 시장의 잠재력이 큰 나라다. 국토 면적은 남한의 3배이지만 인구는 절반(2800여만 명)으로 인구 밀도가 낮고, 정글이 많으며, 비가 많아 유선 초고속망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다. 정부는 올해 안에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을 전 가구의 50%까지 높일 계획이다.

한편 SK텔레콤은 최근 인근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국영 통신회사인 텔콤(Telkom)과도 하반기에 합작법인을 설립, 디지털 콘텐트를 연내에 서비스하고 자동차·의료·교육·업무 분야에서 생산성 증대(IPE)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합작사는 자본금 125억원 규모로 SK텔레콤이 49%, 텔콤이 51%의 지분을 투자할 예정이다.

쿠알라룸푸르=박혜민 기자

◆모바일 와이맥스(WiMAX·와이브로)=이동 중에도 무선으로 동영상 등 많은 양의 정보를 안정적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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