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당선자에게 듣는다] 김범일 대구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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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에 성공한 김범일(60·한나라당·사진) 대구시장은 국책사업에 관심이 많았다. 낙동강 정비 사업과 동남권 신국제공항 유치가 관심의 선두에 있었다. 그래선지 그는 김두관 경남도지사 당선자와 곧 만나겠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김 당선자를 만나 두 가지 국책사업에 대해 협력을 요청하겠다는 것이다. 김 당선자는 낙동강 사업에 대해서는 반대를, 대구시의 밀양 지역 공항 유치에 대해서는 객관적 평가를 조건으로 찬성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 시장은 “선거가 끝난 뒤 김 당선자와 전화 통화를 했다. 이른 시일 내에 만나 현안에 대해 협조를 구하겠다”고 했는데 어투에서 뭔가 비장함 같은 게 느껴졌다.

- 낙동강 정비 사업에 매달리는 이유는.

“낙동강의 물 문제가 심각하다. 여름엔 홍수로, 갈수기엔 수량 부족으로 오염이 심해진다. 이 때문에 대구에 공단도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 낙동강 정비는 수해를 막고 수자원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특히 대구는 낙동강 물을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 깨끗한 물을 확보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다.”

- 동남권 신국제공항 유치를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국제공항 유치는 대구의 하늘길을 열려는 것이다. 인구 250만 명의 대도시에 국제공항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대구가 유치한 첨단의료복합단지·대구국가과학산업단지 등의 원활한 분양과 해외투자 유치를 위해서도 인근에 국제공항이 있어야 한다. 영남권 주민 1300여 만 명이 이용할 시설이다. 국제공항이 밀양에 들어서야 하는 당위성을 알리는 일에 주력하겠다.”

- 부산에서는 여전히 가덕도가 적지라고 주장한다.

“밀양은 대구에서 50㎞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데다 대구∼밀양∼김해를 잇는 신대구부산 고속도로가 뚫려 교통도 편리하다. 이곳을 선택한 대구·경북·울산·경남 등 4개 시·도에 맞서 부산이 계속 가덕도를 고집하고 있다. 정부가 올해 말까지 국제공항 입지를 결정하겠다고 한다. 2008년 경남발전연구원이 조사한 결과 공항 건설비가 밀양의 경우 11조9000억원, 가덕도는 21조원으로 나타났다. 밀양이 5개 시·도의 중간에 위치해 접근성도 좋다. 정부에서 긍정적인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본다.”

- 이번 선거에서 대구의 투표율은 전국 최하위였지만 김 시장의 득표율은 2위를 기록했다.

“우선 큰 이슈가 없었다. 교육감 후보가 9명이나 나와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며 짜증 섞인 반응을 보인 시민이 많았다. 한나라당 지지자 가운데 ‘내가 안 찍어도 되지 않겠나’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게 투표율이 낮은 원인인 것 같다. 높은 득표율은 지난 4년간 마련한 ‘큰 그릇’(첨단의료복합단지·국가과학산업단지·경제자유구역 등)에 내용물을 잘 채우라는 명령이라고 생각한다.”

- 대구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1993년 이후 줄곧 전국 최하위다. 원인은 무엇이며 개선할 방법은 없나.

“대구의 주력인 섬유·건설업이 90년대 들어 침체 상태에 빠졌다. 지역경제를 떠받치던 우방·청구·보성 등 건설업체들이 쓰러지고 섬유업체의 부도도 잇따랐다. 이후 이렇다 할 산업을 키우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2년간 굵직한 국책사업을 많이 유치했다. 첨단의료복합단지 등에 기업이 입주해 가동되는 2∼3년 뒤부터 경제가 많이 나아질 것이다.”

- 경제를 살리려면 기업 유치가 중요하다.

“대기업 유치에 전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이제 ‘그릇’은 만들어 놨으니까 알맹이를 채우는 일에 힘을 쏟겠다. 빚을 내서라도 과감한 인센티브를 제시하는 등 기업 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어 대기업과 해외 유수 기업을 유치하겠다. 삼성과도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신사업 분야 가운데 일부를 유치할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

- 대구를 ‘교육특별시’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경제사정이 좋지 않은 데다 학력도 떨어지고 있다는 게 대구의 문제점이다. 교육을 살리는 것은 시민의 ‘자존심’을 세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새 교육감과 상의해 학력을 키우는 일에 매진하겠다. 고교에 기숙사를 짓고, 특목고에 대한 지원도 늘리겠다. 방과후 학교를 내실 있게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금을 늘리겠다. 이는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된다. 취임 후 교육감과 만나 구체적인 학력 신장 방안을 논의할 작정이다.”

- 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준비는 어떻게 돼가나.

“세 가지 문제 중 두 가지 걱정은 덜었다. 관중 확보와 우수선수 육성이다. 지난달 19일 열렸던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 때 관중이 4만8000명이었다. 육상 스타인 우사인 볼트가 참가하긴 했지만 국내 육상 역사상 그렇게 많은 인원은 처음이었다. 또 7일 열린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는 김국영이 31년 만에 남자 100m에서 신기록을 수립했다. 2∼3년 전부터 육상에 투자한 결과다. 나머지는 해외 관광객을 많이 유치하는 것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대구를 세계에 알리고 육상 진흥에도 기여하겠다.”

대구=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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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대구시 시장
[前] 산림청 청장(제23대)

195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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