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바람 솔~솔 스포츠 음료 시장 기지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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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60면

지난해 스포츠음료의 시장규모는 1천7백여억원으로 2000년에 비해 20% 이상 감소했다. 롯데칠성음료의 '2% 부족할때'로 대표되는 미과즙음료에 시장을 많이 빼앗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다시 스포츠음료가 예전 인기를 되찾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낙관하고 있다. 월드컵과 부산아시안게임이 잇따라 열리면서 붐이 형성되면 기능성에 초점을 둔 스포츠음료가 그만큼 많이 팔릴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또 빠르게 유행이 바뀌는 음료시장의 특성에 미뤄볼 때 미과즙음료의 인기가 한 풀 꺽였다고 업계에서는 전망한다.

◇월드컵 특수를 노린다=포카리스웨트를 만들고 있는 동아오츠카 관계자는 "스포츠음료는 체내 전해질 보충과 수분 흡수를 도와주는 기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미과즙음료는 그러한 기능이 없다"며 "그러나 그러한 차별성이 소비자에게 크게 부각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포카리스웨트·게토레이 등 대표 상품들이 출시된 지 10년이 넘은 데다 롯데칠성음료에서 제일제당의 게토레이 사업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게토레이의 마케팅이 활발하지 못했던 것도 전체 시장을 축소하는 원인이 됐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스포츠 마케팅이 활발해지면 자연스럽게 스포츠음료 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특히 업체들은 월드컵을 맞아 기존 제품을 리뉴얼하거나 추가 제품을 출시하고있다.

◇메이저 업체의 공세=파워에이드를 판매하는 한국코카콜라는 월드컵을 맞아 '파워에이드 골드 피버'를 새로 내놨다.

레몬맛이 나는 골드피버는 월드컵을 위해 출시된 제품으로 운동때 소모되는 수분을 보충하고, 갈증해소와 함께 전해질 공급에 효과를 발휘한다고 코카콜라측은 말했다. 금색과 검정색만을 사용해 맥주캔을 연상케 한다.

특히 월드컵 공식후원업체의 이점을 활용해 월드컵 트로피와 로고·문양 등을 새겨넣었다.

이와 함께 코카콜라는 '파워에이드 볼 스태프 선발'이란 이벤트를 통해 모두 3백24명의 볼 스태프(볼보이)를 모집한다.

지난해 말 제일제당의 게토레이를 인수한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조직·생산설비 인수작업을 모두 마무리짓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다.

그동안 중단했던 광고를 집중적으로 내보내고 제품 리뉴얼도 곧 단행할 계획. 이와 함께 새로운 맛의 신제품 2~3종류를 추가해 기존 게토레이 시리즈를 더 늘릴 예정이다.

◇새로운 강자를 노린다=해태음료는 지난해 월드컵을 대비,'네버스탑'에 대한 리뉴얼 및 신제품 개발을 완료했다. 이 회사는 월드컵 특수를 겨냥, 제품 용기에 축구공 모양의 캐릭터가 드리블 하는 모습을 양각으로 성형하는 등 기존 제품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젊은 세대의 입맛을 끌기 위해 레몬맛의 '네버스탑 옐로'와 여성들이 좋아하는 자몽맛의 '네버스탑 화이트'를 출시했다. 또 여성들이 한 번에 마시기 좋도록 2백38㎖ 소용량캔 제품도 내놨다.

최근 과일·야채샐러드를 이용한 '마시는 샐러드 여우야'를 출시한 남양유업도 '왓스업'이란 브랜드로 스포츠음료시장에 진출했다.

파인애플 등 열대과일맛의 블루, 레몬맛의 옐로·자몽맛의 화이트 3종류를 출시한 남양유업은 젊은 남성층을 타깃으로 해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매일유업이 에너비트란 이름의 스포츠음료를 판매하고 있다.

김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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