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로부터 압수했던 유대인 재산…미국, 유족에 돌려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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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미국 정부가 2차 세계대전 말 미군이 나치에게서 압수했던 유대인 재산을 돌려주기로 처음으로 합의했다. 주요 언론들은 3년 전 반환소송을 낸 헝가리계 유대인들과 미 정부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지방법원에서 합의에 도달했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액수는 계속 협상 중인데, 담당 판사는 내년 2월 18일까지 마무리하라고 명령했다.

2차 대전 당시 나치는 유대인들을 수용소에 가두고 재산은 압수했다. 그중 헝가리계 유대인들로부터 빼앗은 금은보화를 실은 나치 열차가 1945년 오스트리아에서 미군에게 잡혔다. 원고 측은 "당시 미군들이 열차에 실렸던 우리의 재산을 각자 집어가고 남은 것은 나중에 경매로 처분했다"며 2001년 미국 정부를 상대로 반환소송을 냈다.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인 99년 대통령 자문위원회는 대학살 피해자 재산에 관한 보고서를 냈다. 여기서 나치가 유대인에게서 빼앗은 재물을 수송했던 '보물열차'의 존재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2차 대전이 끝난 다음해 미 정부는 약탈된 유대인 재산을 모두 돌려주기로 했다. 하지만 이 열차에 있던 재산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피해자들은 주장해 왔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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